개혁시동 거는 국민연금<중> 600조 굴리는 기금운용본부 독립성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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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원 김정호 기자
입력 2017-12-0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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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지ㆍ자산운용 업무 분리 필요

  •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앞장서고

  • 운용인력 늘려 독립성 높여야

국민연금공단 개혁은 기금운용본부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600조원을 굴리는 기금운용본부에 가장 시급한 일은 독립성·투명성 확보다. 또다시 정부나 정치권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 공사화를 놓고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공사화가 독립성 확보를 위한 대안으로 제시돼왔지만 다른 의견도 만만치 않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대에서 일할 때부터 기금운용본부 분리를 주문했었다. 국민연금이 복지와 자산운용을 모두 맡기에는 벅차다는 것이다.

하나금융투자에서 부사장을 지낸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도 기금운용본부 공사화를 바란다. 그는 "기금운용본부는 600조원을 운용하고, 수익률을 1%만 높여도 6조원을 번다"며 "수익률에만 집중하기 위해서도 독립성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 김성주 국민연금 신임 이사장은 기금운용본부 공사화를 반대해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김성주 이사장이 공사화에 부정적이라면, 독립성 확보를 위한 다른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 의결권 행사 지침)는 기금운용 투명성을 높여줄 수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관련제도 도입을 기정사실화했다. 시기는 내년 하반기로 점쳐진다. 서두르지 않고 신중하게 접근하기 위해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국민연금이 나서면 다른 기관투자자도 더 많이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주식시장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상장사 저평가)'도 스튜어드십 코드 덕에 줄어들 수 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면 주주권을 위탁 자산운용사에 맡기는 대신 직접 행사할 공산이 크다"며 "투자종목을 중심으로 주주친화정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금을 굴리는 운용역 역시 지금보다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은 먼저 인재 확충에 나서기로 했다. 당장 300명 수준인 기금운용 인력을 500명 이상으로 늘린다. 운용인력 급여도 금융권 상위 25% 수준까지 올리기로 했다. 국제적인 시각을 갖춘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다.

김영익 교수는 "길게 보면 국민연금 수익률이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비슷하지만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하락세"라며 "꾸준히 수익을 내려면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도 눈을 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전북 전주로 이전하면서 인력 이탈도 많았다"며 "유능한 운용인력을 지원할 제도적인 장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기금운용 전문가 26명을 채용했다. 이뿐 아니라 이른 시일 안에 30여명을 추가로 뽑는다. 김성주 이사장은 "우수한 기금운용 인력을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해 운용직 처우 개선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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