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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화보]영원히 멈추지 않을 혁신의 발걸음 - 한영수 KT 중국법인 사장

김미령 기자입력 : 2017-10-17 16:26수정 : 2017-10-17 16:26

한영수 KT 중국법인 사장[사진=인민화보 궈사사(郭莎莎) 기자 ]


인민화보 왕자인(王佳音) 기자=‘왕징(望京) 소호(SOHO)’는 베이징 왕징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 건축상을 수상한 여류 건축가 자하 하디드(Zaha Hadid)가 디자인을 맡았다. 사무 및 상업 용도의 고층 건물 세 동과 상업 전용의 저층 건물 세 동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가장 높은 건물의 높이는 200m에 달한다. 왕징 소호는 또한 서우두(首都)공항에서 시내로 진입하는 길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고층 건축물이다. 때문에 ‘수도의 첫 번째 인상적인 건물’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기자가 소호에 도착한 것은 점심시간이 막 지났을 때로, 건물에서 쏟아져 나온 샐러리맨들이 분수대 주변에 둘러앉아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 한영수 KT 중국법인 사장과 만난 곳은 소호 로비. 캐주얼 정장에 큰 눈이 인상적인 한 사장이 미소를 짓자 두 뺨에 깊은 보조개가 패였다.
가벼운 발걸음의 한 사장을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KT 중국법인 사무실 안으로 들어섰다. 한 사장 사무실의 창을 통해 왕징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중국 생활 15년. 한 사장은 그동안 이곳에서 일어난 상전벽해 식의 변화를 목격했다. 그리고, 그 자신도 함께 성장했다.
 

중국 내 다른 한국기업과 달리 KT 중국은 중국 직원 채용을 강조한다. 한영수 사장은 직원들에게 KT에만 머물러 있지 말고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창업할 것을 조언하며, KT 차원의 지원도 약속한다. [사진=인민화보 궈사사 기자 ]


‘역사’가 맺어준 중국과의 인연
한영수 사장은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했다. “어릴 때부터 역사 과목을 좋아했다. 대학은 계열로 입학했기에 2학년이 되자 동양사(史), 한국사, 서양사, 고고학 중에서 전공학과를 선택할 수 있었다. 중국은 5000년의 역사를 가진 나라이고 또 우리와도 가깝지 않은가? 중국을 탐구하고 연구하고 싶었다. 그래서 동양사학과를 선택했다. 수업은 중국 70%,일본 20%, 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 10% 비중이었다.”
중국 역사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먼저 많은 한자를 알아야 했는데, 그때만해도 강의실에서 사용하던 교재는 모두 번체자를 사용한 것이었다. 전공 수업을 제외하고도 동양사 전공 학생들은 모두 중문과 학생들과 함께 중국어를 배워야 했고, 동시에 대량의 사료문헌을 보아야 했다. 중국어를 배우던 당시를 떠올리며 한 사장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대학 4년을 보내고 나니 중국어를 읽고 쓰는 능력은 괜찮았지만 듣고 말하기 실력은 사실 형편없었다. 몇 마디 간단한 단어 외에는 할 줄 아는 말이 거의 없었다.”
원래는 대학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해 석·박사 공부를 계속할 생각이었지만 대학시절 공부를 열심히 하지는 않았다. 그 결과, 졸업을 앞두고 지도교수를 찾아 진로에 대해 상담했는데, 한 사장의 성적표를 본 지도교수는 제자에게 딱 맞는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 취업을 하는 게 더 맞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 1980년대 한국에서 경제학과나 법학과가 아닌 역사학과나 철학과 학생들이 취직을 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영수는 부족한 경제학 등 비전공 과목을 독학하기로 결심했다. “부모님께 말씀드렸다. 먼저 시험을 준비해야 하니 2년만 취업을 미루겠다고 했고 동의를 얻었다.”
눈 깜짝할 새 2년이 지나갔다. 그간 한영수는 혼자 힘으로 경영·경제 관련 공부를 했고, 대기업 입사시험도 치렀다. “삼성과 한국통신(후에 KT로 변경)에 합격했다. 그때만 해도 공기업인 KT의 명성이 삼성보다 났나고 판단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그는 KT를 선택했다.
신입사원이 회사의 몇이 안 되는 중견직원이 될 것이라고, 한 회사에 그토록 오랜 시간 남을 것이라고는 한영수 자신 또한 예상하지 못한 바였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에 살며 매일 새로운 사물을 접하다 보니 내가 아직 신입사원인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몇 년도에 입사했냐는 질문을 받으면 그제서야 ‘아~ 내가 나이가 들었구나’하고 느낀다.”
한영수 사장이 KT에 입사한 것은 1990년이다. 그로부터 5년 뒤, 회사는 10명의 직원을 선발하여 각각 중국·러시아·브라질 등 7개 나라에 파견한다고 발표했다. “모두 큰 시장과 무궁무진한 발전 잠재력을 가진 나라들이었다. 중국 역사에 대해 그렇게 공부하고서도 아직까지 중국이라는 나라에 가본 적이 없던 나는 제일 먼저 중국 파견을 신청했다.”
KT 중국대표처는 1993년 설립됐고, 한영수가 중국에 교육파견되었던 1995년에는 한국인 3명을 포함, 5명이 중국대표처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첫 파견기간은 1년이었다. 중국어를 배우는 것이 주 목적이었고 나머지 시간은 내가 알아서 보냈다. 런민(人民)대학교 어학연수반에 등록했는데 우리 반에서 내가 가장 나이가 많았다. 아는 한자는 많았지만 말은 한 마디도 못하니 정말 조바심이 나더라. 과외 선생님을 여러 명 구했다. 매일 아침 8시부터 12시까지는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점심을 먹은 뒤에는 과외 선생님과 공부했다. 3시간 마다 다른 선생님이 오셨고, 저녁을 먹은 뒤에도 계속 공부했다. 하루에 15시간은 했던 것 같다.”
6개월간 치열하게 공부한 그는 3개월의 시간을 들여 중국 곳곳을 여행했다. 그리고 나머지 3개월 동안에는 일손이 부족했던 KT 중국 대표처에서 일을 돕다가 귀국했다.

인터넷과 함께 성장하다
귀국 후 얼마 지나지 않은 1997년 5월에 베이징으로의 정식 파견 통지를 받았다. 1992년 정식 수교 이후 3년 남짓한 시간 동안 통상무역·문화 분야에서 중한 양국간 교류는 눈에 띠게 늘어났고, 양국을 이어주는 통신업무 또한 크게 발전했다. 3개월간 일했던 한영수의 근무 태도를 긍정적으로 본 KT 중국대표처에서 베이징의 업무량이 급증하고 인력보충이 필요해졌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린 얼굴은 바로 한영수였다.
“수교 초기 양국간 교류의 증가와 비례하여 통화량이 증가하면서 차이나텔레콤과 협력해 통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KT의 주요 업무가 되었다. 당시만해도 전화가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었다. 특히 국제전화업무는 더욱 그러했다. 통신업계에서 한국이 중국보다 앞서 있었다고는 하지만 중국 측의 지원이 없었다면 업무를 추진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광케이블·위성통신 분야에서의 협력이 먼저 시작됐다.”
양국의 인터넷이 발전함에 따라 KT와 차이나텔레콤·차이나유니콤(中國聯通)간 협력 또한 국제전화업무에서 점차 3G·4G로, 네트워크 보안유지 등 분야로 확대됐다. “모바일 인터넷 분야에 먼저 진출한 것은 한국이지만 지금 와서 보면 중국이 훨씬 더 잘하고 있다.”
2015년 한국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통신분야 한국기업들은 중국보다 3년 정도 앞선 정도다. 휴대폰 분야를 보면 2005년 기준 중한 양국의 기술차이는 1-2.5년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소비전자제품 분야 역시 한국의 우위는 2-3년으로 축소됐고, 이중 충전지 분야는 2.5년 가량 앞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인터넷 발전과 시장의 변화는 중국 내 한국기업과 중국 진출을 앞둔 기업들의 눈을 어지럽게 할 정도다. “중국에서 성공한 한국기업은 아직 소수에 불과하다. 전자제품 분야에서는 삼성전자, 자동차 분야에서 현대자동차, 화장품 시장에서는 설화수(아모레퍼시픽)정도만 떠오를 뿐이다. 중소기업 제품의 경우 품질 면에서는 전혀 손색이 없지만 중국에서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개인적으로는 중국의 경영방식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홍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영수가 몸담고 있는 통신분야는 변화속도가 가장 빠른 업계다. 지난 십 수년의 시간을 돌아보며 그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지금 발을 내딛고 있는 이 땅과 같다. 10여 년 전만 해도 이곳은 공터에 불과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보이는 곳마다 마천루가 들어서고 땅값은 또 몇 배나 뛰었는지 모르겠다. 눈 깜짝할 새 일어난 변화다.” 말을 마친 그의 두 눈에는 아쉬움과 회의감이 묻어 있었다.
전화번호를 누르던 것에서 광섬유가 연결되기까지, 2G에서 3G·4G를 거쳐 5G 시대가 열리기까지, 불과 20년 만에 중국은 전혀 다른 인터넷 세상을 맞이하게 됐다. 한영수는 중국 인터넷 시장이 3단계의 발전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단계는 1995-2008년으로 인터넷 발전 초기다. 이 단계의 주된 특징은 수적 증가이며, 인터넷 발전 또한 광대역네트워크에서 시작됐다. 두 번째 단계는 2008-2013년으로, 인터넷 속도가 향상되고 인터넷 기능이 부단히 늘어남에 따라 인터넷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난 시기였다. 세 번째 단계는 2013년 이후, 인터넷 폭발 시기다. 3G, 4G가 광범위하게 응용되면서 인터넷은 사람들의 신체 일부분이 되었다. 마치 감각기관처럼 한 순간도 떨어질 수 없는 것이 됐다는 것이다. 인터넷이 가져온 변화에 힘입어 현재 중국은 어떤 측면에서 보면 한국보다 앞선 나라가 됐다. 이 점에 대해서는 한영수 사장도 느끼는 바가 남다르다. “중국의 공유경제, 예를 들어 디디다처(滴滴打車)나 OFO 같은 것들은 벌써 몇 년 전에 한국에 등장했었다. 그런데 왜 중국만큼 폭발적으로 성장하지 못했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정부의 지원이나 인구 규모, 경제규모까지···. 분명한 것은 지금의 한국은 열심히 중국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8월 2일 KT, 차이나모바일, NTT도코모 등이 참석한 ‘SCFA 5G 기술전략 회의’가 끝난 뒤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KT 공식 홈페이지]

8월 28-30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이동통신박람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상하이 2017(Mobile World Congress Shanghai 2017)’에 KT는 한국 통신사로서는 유일하게 참가해 5G기술을 선보였고 스타트업 세계진출을 지원했다. 사진은 KT의 전시 요원들이 ‘MWC 상하이 2017’이 열린 상하이 신국제엑스포 전시장(SNIEC) 앞에서 KT 전시 참가를 홍보하는 모습 [사진=KT 공식 홈페이지]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많다”
모바일 인터넷의 발달은 전통 통신업체에 새로운 도전이 되었다. 이는 중국과 한국 어느 한 쪽만의 이야기일 수 없으며, 두 나라 모두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가입자 수는 제자리 걸음이고 새로운 성장 포인트는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전통 통신업체들은 기업과의 협력 기회를 찾고 있다. 일례로, 최근 차이나모바일은 아마존 킨들(Kindle)과 제휴해 아마존 킨들 X 미구(咪咕) 전자책 리더기를 출시했다. 킨들 X 미구 리더기는 차이나모바일 산하 미구와 아마존 킨들의 우위를 결합함으로써 중국 소비자들의 전자책 리더기에 대한 만족도를 높였다. 또한, 미구의 풍부한 네트워크 문학과 킨들 스토어의 전자책 자원을 모두 아우름으로써 독자들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함과 동시에 종이책이 주는 느낌까지 되살렸다.
차이나모바일과 아마존의 제휴는 한영수로 하여금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 중 한 가지는 자신이 속한 통신업계가 사람들에게 매우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영민한 두뇌와 탁월한 판단력, 전문적인 기술지식···. 지천명을 넘긴 그가 줄곧 긴장감을 내려놓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며칠 전 한국 KT는 2017년 9월까지 5G 시범 서비스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을 완료하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맞춰 시범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5G 시대의 개막은 새로운 도전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더욱 많아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생각에 잠긴 듯 잠시 창 밖을 응시하던 그는 곧 다시 말을 이어갔다.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 나는 도태되는 것이 너무 두렵다. 그래서 날마다 새로운 사물을, 새로운 생각을 접한다.” 과연 그의 사무실 안에 걸린 일정표에는 그날 그날 해야 할 일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인터넷 분야에서 중국이 보여준 발전 과정을 보면 한국이 배워야 할 것들이 매우 많다. 과거에는 한국에 있는 것을 중국에 소개할 생각을 했지만 지금은 중국이 가진 것 중에 한국에 없는 것을 찾고, 그것을 한국에 가져가야 한다.”
KT 중국법인 직원 중 한국인은 한영수 사장뿐, 나머지는 모두 중국인이다. 한 사장은 직원들에게 시야를 KT 업무에만 국한하지 말고 좋은 아이템과 생각이 있다면 언제든 제안하라고, 그리고 KT의 우위를 활용해 함께 해보자고 격려한다.
중한 통신분야 협력에 대해 한영수 사장은 성장 공간이 크다고 말한다. 한영수 사장에 따르면, 작년 10월 차이나모바일, 일본 NTT DOCOMO, KT는 3사간 전략적 협력을 향후 5년간 연장하는 협의를 체결했다. 연장된 3자간 협력 협의와 후속 조치에 따라 3사는 디지털 콘텐츠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국제 전자상거래 제품 종류와 수량을 더욱 풍부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글로벌 로밍협력방식 혁신을 통해 로밍업무 질을 제고하고, 사물인터넷 협력을 기반으로 다국적 기업고객에게 차량탑재 모바일 서비스·모바일 의료서비스 등 솔루션 방안을 제공할 방침이다. 동시에 5G 핵심기술표준 개발 및 응용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업계 발전을 함께 이끌어간다는 목표다. 3사는 또 저작권 협력을 통해 다양한 음악·애니메이션·동영상·게임 등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스마트 의료·국제 핫라인 등 영역에서의 협력을 강화하는 중이며, 다국적 기업에 원스톱 ICT 솔루션 방안을 제공하기 위한 방법도 모색 중에 있다. 이 밖에도 5G·셀룰러 IoT·IoV(Internet of Vehicles) 등 선진기술 표준화를 적극 추진해 통신산업의 기술 발전을 촉진하고 있다.
“할 수 있는 일이 이렇게나 많다. 나는 역사를 공부했지만 한중 양국 관계는 좋을 때도 있었고 나쁠 때도 있었다. 언제나 그랬다. 우리는 준비를 하고 있다가 기회가 오면 다시 출격할 것이다.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 찾아온다고 하지 않는가?” 자신감으로 가득한 얼굴이었다.
일뿐만 아니라 아버지로서의 역할도 소홀히 하지 않는 한영수 사장. 그의 두 자녀는 태어난 지 한 달이 지나자마자 중국으로 와 대부분의 시간을 중국에서 보내며 자랐다. 중국 생활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한영수는 두 아이를 모두 3년간 중국학교에 보냈다. 딸은 고등학교 3학년으로 먼저 귀국해 대학입시를 준비 중이며, 고등학교 2학년인 아들은 아버지와 함께 중국에서 지내고 있다. 매일 아침 아들을 위해 아침식사를 차리고 점심 도시락을 챙기는 일도 요즘 그의 중요한 일이다. “오랜기간 중국의 발전 현장에 있을 수 있었다는 분명 행운이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정성(精誠)이라고 생각한다. 비즈니스도 가정사도 정성스럽게 하다 보면 상대가 만족하고 결국 좋은 결과로 보답한다고 생각한다.”

* 본 기사는 중국 국무원 산하 중국외문국 인민화보사가 제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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