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신 전자삼국지 上] 떠오르는 중국, 부활한 일본... 한국 주도 시대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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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김지윤 기자
입력 2017-10-05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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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반도체, TV 등 세계 전자업계를 주도하던 한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정부가 직접 나서 전자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온 중국의 업체들은 향후 1~2년 내 대부분 분야에서 국내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에 세계 1위의 타이틀을 내주고 절치부심하던 일본의 업체들도 최근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TV 등 한국이 수년간 세계 시장에서 1위를 지켜오던 분야를 하나둘씩 중국과 일본에 그 자리를 내주고 있다.

당장 세계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서 10년 가까이 1위(생산량 기준)를 지켜오던 한국이 올해 중국에 밀려날 것으로 예측된다. 시장조사기관 위츠뷰는 올해 중국이 세계 대형 LCD 패널의 35.7%를 생산하며, 한국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1위 자리에 올라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2위는 대만(29.8%), 3위는 한국(28.8%)이 차지할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2020년에 중국의 대형 LCD 패널 생산능력이 48.3%까지 올라 전체의 절반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대만의 점유율(23.9%)까지 더하면 2020년 중화권 지역 대형 LCD 생산 점유율은 72.2%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한국이 대안으로 집중하고 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시장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로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는 청두 공장에서 올해 5월부터 6세대 기판 월 기준 4만8000장의 OLED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중국 쓰촨성 몐양에서 착공한 6세대(1500X1850㎜) OLED 공장은 2019년부터 본격 가동된다.

최근 한국의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 분야도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 산업의 육성을 위해 기울여온 노력이 2019년부터 본격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2015년부터 10년간 1조위안(약 161조원)을 반도체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에만 68억5700만달러(약 7조7600억원)를 반도체 설비 투자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68% 증가한 115억2500만달러(약 13조520억원)를 쏟아 부을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의 국영기업인 칭화유니그룹의 경우 올해 중국 우한과 청도, 난징 등의 공장에 반도체 제조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총 700억달러(약 79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들은 내년 1분기에 32단 3D(3차원) 낸드플래시의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64단 제품도 내년 말 시험생산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제품의 양산에 들어간다고 해도 한국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는 데는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릴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중국의 업체들이 대규모 인수합병(M&A)을 통해 단기간에 기술 격차를 극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침체됐던 일본의 전자산업도 소니를 중심으로 다시 살아나는 모양새다. 일례로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당 1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소니가 39.0%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LG전자(35.8%), 삼성전자(13.2%) 순이었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삼성전자가 39.5%를 차지하며 LG전자(17.7%)와 소니(17.5%)를 큰 차이로 앞질렀다.

올해 2분기에도 소니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소니 TV 매출액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16.9%로 LG전자(0.1%), 삼성전자(-11.8%)보다 높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은 중국 업체의 비상과 수십 년을 전자업계를 군림했던 일본 업체들의 저력이 국내 업체들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며 “한·중·일 3강 체제로 변화하는 세계 전자업계에 살아남으려면 국내 업체들이 이에 맞는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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