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비로 에너지시장 들썩..휘발유 치솟고 일부에서는 연료 사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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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7-09-0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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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의 석유·가스 시설이 집중된 미국 멕시코만 연안을 강타하면서 에너지 시장이 들썩였다. 피해 지역에 몰려있던 송유관과 정유시설이 잇따라 폐쇄되면서 연료 부족 우려 속에서 휘발유 가격이 치솟았고 국제유가는 단기적으로 정유시설의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로 약세를 나타냈다.

파이낸셜타임즈(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휘발유 소매가격은 갤런 당 2.59달러까지 오르면서 2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비 상륙하기 전에 비해 10% 가까이 오른 것이다. 특히 4일 노동자의 날까지 사흘 간 연휴를 앞두고 휘발유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 컸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유시설 가동이 완전히 재개되기 전까지 가격이 2.60~2.75달러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에너지 당국은 30일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전략비축유(SPR) 100만 배럴을 방출키로 하는 등 연료 부족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나섰지만, 텍사스 일부 지역에서는 휘발유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는가 하면 평소와는 반대로 휘발유를 가득 실든 배들이 미국 동부에서 남부로 향하는 기현상도 나타났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반면 국제유가는 하비로 인해 하방 압력을 받았다. 미국의 정유시설 폐쇄로 인해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0월 인도분은 배럴당 47.29달러에 거래를 마쳐 한 주 전에 비해 1.2% 내렸다.

다행히 하비가 완전히 소멸되면서 2일 텍사스 지역에는 다시 햇빛이 찾아왔다. 그러나 "천년 만에 최악의 홍수를 몰고 온" 하비로 인한 여파는 지속되고 있다. 침수와 파손으로 폐쇄됐던 정유시설 일부는 가동을 재개했지만 여전히 미국 전체 정유시설 중 16%가 가동을 멈춘 상태다. 항만과 송유관 등 기간시설 역시 복구가 완료되지 않아 정상 가동 중인 정유시설로 원유를 수송하는 작업도 차질을 빚고 있다.

앞서 8월 30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소비되는 연료 중 1/8을 책임지는 송유관 회사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걸프만에서 미국 동부로 연료를 공급하는 송유관 운영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일일 60만3000배럴의 원유를 처리하는 모티바 정유시설 역시 2주가량 폐쇄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하비의 여파는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최근 세계가 미국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던 터라 그 여파는 전 세계로 미쳤다. FT에 따르면 미국에서 일일 100만 배럴의 휘발유·경유를 수입하는 중남미는 공급 차질을 우려해 부랴부랴 다른 수입원을 찾아 나섰다.

미국에서 LPG를 수입하는 아시아도 직격탄을 맞았다. 멕시코만 항만이 폐쇄된 영향에 31일 동북아 시장에서 프로판 9월물 스와프는 10월물 대비 톤당 8.5달러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불과 한 주 전 톤당 1달러 디스카운트에서 역전된 것이다. 텍사스를 대체할 수입원으로 떠오른 중동 LPG 공급업체들은 일제히 프로판과 부탄 9월물 가격을 톤당 40~60달러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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