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최창식 중구청장 "서소문역사공원 등 곳곳 역사문화자원 발굴해 관광벨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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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훈 기자
입력 2017-08-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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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을지로 인쇄, 조명, 공구, 가구 등 도심산업 특화 탈바꿈

최창식 중구청장이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서소문역사공원 조성 등 관내 현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중구 제공]


"중구는 과거의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도시입니다. 명동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죠. 예컨대 1950~1960년대 탤런트 최불암 선생님의 모친께서 열어 당시 문화예술인들이 찾았던 은성주점을 비롯해 국내 첫 양장점과 미장원, 극장 등도 있습니다. 명동이 바뀌어가는 모습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풀어내 최신 가상현실로 구현하면 더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입니다."

최창식 서울 중구청장은 지난 25일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최근 선보인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기반의 관광 콘텐츠를 매우 흥미롭게 설명했다. 앱스토어 등에서 '서커스AR'이나 '명동 속 은성주점VR'을 내려받은 뒤 각각 AR엽서북, 전용VR기기로 감상할 수 있다. 증강현실 속 숭례문, 남산서울타워, 덕수궁은 3D로 펼쳐친다. 명동거리는 타임 슬립으로 실감나게 흘러간다.

가상현실에서는 국내 쇼핑 메카이지만 예술, 패션, 민주화운동 등의 한 시대 변화상을 보여줬던 명동이 특징적인 공간적 배경으로 등장한다. 인심 좋기로 유명해서 소설가 이봉구, 작곡가 윤용하, 시인 김수영 등이 단골로 드나들던 은성주점에선 멋의 대명사로 불리던 명동신사를 만나고 실제 내부 공간에 들어가 유행했던 가요도 골라 들을 수 있단다.

◆ 역사유적지 관광자원화 한창
서울 중구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관광의 중심지이다. 2016년 말 기준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10명 중 8명(78%)이 서울을, 이들 가운데 81% 가량이 중구를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그간 쇼핑에만 치우친 관광정책으로 환율, 외교 등 외생변수에 민감해 취약하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최 구청장은 "지속가능한 관광객 유치를 위해 곳곳의 역사문화자원을 발굴해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다채로운 장소로 만드는 '1동1명소' 프로젝트를 2012년부터 야심차게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중림동 내 서소문역사공원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내용이다. 기존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 지하주차장은 없애고 그 자리를 추모공간, 전시관 등으로 꾸민다. 지상은 역사성을 지닌 근린공원으로 거듭난다.

이곳은 조선 후기 천주교 박해 때 100여명의 천주교도들이 희생된 장소로 성인 44명이 나왔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땐 새로 25명이 복자로 시복됐다. 한 장소에서 이렇게 많은 성인과 복자가 나온 곳은 유일하다. 이 천주교 성지에 인근 명동성당, 마포 절두산성지, 용산 새남터성지, 당고개성지를 연결하는 '한국 성지순례의 길'이 내년 선포되면 그 가치가 세계적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그렇지만 당장 2017년도 구비 확보 과정에서 걸림돌을 만났다. 국비 50%, 시비 30%, 구비 20% 등의 매칭이 이뤄져야 하는데 3차연도인 올해 구에서 충당해야 할 52억여원을 구의회가 모두 삭감하는 탓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최 구청장은 "조만간 추경 심의를 다시 할 예정인데 일각에서 정략적으로 반대한다는 목소리도 나와 아쉬울 따름"이라며 "대한민국 근대사에서 중요한 의미가 담긴 곳이므로 차질 없이 진행돼 국민들의 문화향유 기회가 확대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구시가지 을지로는 탈바꿈 중
중구에는 하루 유동인구가 360만여명에 달하는 화려한 명동이 있는 반면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낙후된 구시가지 을지로도 있다. 최 구청장은 "1960~1970년대 학창 시절에는 주거와 산업이 혼재된 곳이었다. 자본이 모였고 자연스럽게 사람들로 북적였다"면서 "지금 서비스는 없고 영세업체들이 남아 갈수록 회색빛으로 어두운 미래상을 보여준다"고 호소했다.

을지로 3~5가는 1970년 이후 개발이 지체되면서 도심공동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현행 건축법에 맞지 않는 건물들이 많아 재개발은 그야말로 지지부진하다. 그래서 이를 재창조하기 위해 리모델링이나 소규모 신축이 활성화되도록 건축규제를 완화해주고 있다.

아울러 인쇄, 조명, 공구, 가구 등 도심산업을 특화시켜 이를 하나의 대형 갤러리 형태로 만들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200여개의 조명점포가 밀집한 조명상가 활성화 차원에서 야간조명이 반짝이는 거리미술관 콘셉트를 부여하는 것이다. 일명 '라이팅 경관개선 사업'으로 조명의 성지인 을지로에 특색을 부여해 재탄생시킬 계획이다.

숨은 골목 구석구석을 해설사와 함께 돌아보는 '을지유람' 역시 연장선에 있다. 문을 연 지 70년이 넘은 수제화집, 영화 '피에타', '도둑들' 촬영장소, 근대문화 건축물을 엮어 해설 프로그램으로 선보여 시민들이 뜨겁게 호응한 바 있다. 그래서 당초 매달 둘째, 넷째 토요일 2회에 걸쳐 운영됐던 것을 매일 진행하는 일정으로 바꿨다. 이외 빈 점포 6곳에 8개 청년팀이 들어와 예술활동을 벌이는 '을지로 디자인 예술 프로젝트'로 후미진 골목길에 새 숨결을 불어넣고 있다.

최창식 구청장은 "을지로는 1970~1980년대 우리나라 근대화 역사를 바꾼 산업일꾼들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낙후된 이곳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어 침체된 분위기는 바꾸고 을지로 일대의 근본적인 환경개선을 이루는 게 남은 임기 동안 풀어가야 할 과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 "주민협치로 기초 법질서 확립"
올해 중구는 '도시의 안전과 품격은 골목에서부터 시작된다'란 캐치프레이즈를 전면에 내걸었다. 동네별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구민 스스로 골목 문제를 해결토록 하는 '골목문화 창조사업'이다. 현재 서울 도심대로는 물론 동네의 좁은 길까지 쓰레기가 널렸고 불법주차 및 적치물들이 흔히 발견된다. 하지만 행정력만으로 이를 바로잡기에는 일시적이기 때문에 한계가 너무도 명확하다. 그래서 주민들이 공감과 협의로 주위여건을 정화시키는 게 핵심이다.

최 구청장은 "구민들은 각자 합의한 대로 일정 시간대 쓰레기를 집 앞 골목에 내놓고, 주차도 정해진 구간에만 한다"며 이웃에 불쾌감을 주는 물건은 외부로 내놓지 않고, 가로환경을 해치는 건물이나 담장은 깨끗하게 단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협의체의 노력만으로 해결이 어려운 경우 구청이 나서 단속과 행정조치 등 정비활동을 벌인다. 이는 행정력 개입은 최소화하면서 주민참여를 극대화한 민관협력 우수사례"라고 덧붙였다.

중구는 2015년부터 다산동을 시범구역으로 정해 '주민주도 골목문화 만들기'를 추진해왔다. 성곽 예술문화거리와 주택, 상가 등이 밀집돼 유동인구가 많은 다산동 지역은 눈에 띄는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후미진 담장에 벽화를 그리고 전신주에는 불법 광고물을 붙이지 못하도록 방지판이 설치되는 등 긍정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같은 다산동의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부터 관내 15개 전 동으로 움직임이 확대됐다.

최 청장은 "주민참여는 민주주의의 기본이자 주민자치의 근간"이라며 "짧은 시간 안에 시민의식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질서 있는 성숙한 지역,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 주민협치로 이룬 기초 법질서 확립이 급선무라고 본다"고 밝혔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충북 영동 출생 △성균관대 토목공학과 졸업, 서울대 도시계획 석사, 한양대 도시공학 박사 △국가기술고등고시 13회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장, 건설안전본부장, 도시관리정책보좌관, 뉴타운사업본부장, 행정2부시장 △2011년 4월 재보궐선거 중구청장 당선 △2014년 6월 재선 △황조근정훈장(2009년), 녹조근정훈장(1993년), 근정포장(1985년)
 

최창식 중구청장이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서소문역사공원 조성 등 관내 현안을 설명하며 밝게 웃고 있다.[사진=중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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