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인터뷰①] 배우 박민영, '7일의 왕비'로 해갈한 갈증…"치열하게 연기할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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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름 기자
입력 2017-08-1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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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문화창고]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그래서 배우 박민영은 ‘7일의 왕비’를 잊지 못한다.

극중, 비운의 여인 신채경을 연기한 배우 박민영을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 더위와 싸워가면서도 신채경으로 완벽히 살았던 박민영은 “다들 바쁘고 고된 촬영이긴 했었다”는 말로 종영 소감의 말문을 열었다.

이번 작품에 대한 각오가 남달랐다던 그는 “죽을 각오로 연기를 하겠다고 했었는데, 일단 그 약속을 지켰다는 것에 대한 대견한 생각이 들었다”며 “좋은 분들과 함께 해서 좋았다. 마음이 편하지 못했던 아쉬움과 여운은 있다. 그러나 가장 크게 와닿는 건 후련함이다”라고 종영 소회를 털어놨다.

박민영에게 ‘7일의 작품’은 남달랐다. 연기에 대한 고민과 갈등이 컸던 시절 선물같이 다가온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박민영은 “제가 최근 몇 년 동안 반복됐던 캔디 캐릭터에 스스로 지쳐있었다. 그걸 연기적으로 풀어내고 싶다는 욕심과 갈망, 목마름이 있었는데 그걸 풀 수 있는 캐릭터가 신채경이었다”며 “그래서 더 치열하게 연기하고 싶었는데 끝내고 나니 정말 좋다. 마음의 슬픈 감정들을 긁어냈고, 그게 해소가 돼 얻어가는 게 많았다”고 말했다.

매 회마다 눈물을 흘릴 정도로 유난히 감정 연기가 많았던 박민영은 “그렇게 울어서 체력소모가 없지 않았냐”라는 질문에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이다”라고 웃었다.
 

[사진=문화창고]


그는 “사실 이 드라마를 하면서 고되고 힘든 촬영인건 맞다. 하지만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 내가 감정을 억지로 짜냈으면 체력소모가 말도 못하게 컸겠지만 제가 원했던 연기였기 때문에 신기하게도 울어서 지치더라도 그런 마음들이 상쇄가 되더라. 연기하는 기쁨이 굉장히 컸던 것 같다”며 “제가 뭔가 어려운 씬들을 하나씩 해낼 때 마다 인위적인 슬픔이 아니라 마음속으로 공감했기 때문인 것 같다. 오히려 스트레스가 풀렸다”고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하지만 어려웠던 장면은 물론 있었다. 박민영은 “19회 엔딩에 평전씬이 있는데, 채경이를 궁궐밖으로 내쫓으려는 사람들과 채경을 지키고 싶은 역의 대립이 최고조였던 장면이었다. 그 씬들이 제게는 어려운 숙제였다. 그래도 찾아가는 과정이 수학 문제를 풀어낸 것처럼 성취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 힘이 생기면 갑자기 잠이 깨기도 한다”며 “(연기적으로) 제가 도태 된다는 느낌을 받았던 게 불과 얼마전이었는데 그걸 해소한 기분”이라고 답했다.

그에게는 끊임없이 도전했던 작품이었다. “저 뿐 아니라 모든 배우들에게도 그랬을 것”이라는 박민영은 “뙤약볕에서 이글 이글 타오르는 초원 위에 몇 시간을 말을 탔던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제가 말을 안 타서 다행이기도 하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런 어려운 촬영을 또 하고 싶냐는 물음에는 “단언하지는 않겠다. 저번에도 촬영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하지 않았느냐”면서 “하필이면 폭염특보일 때 촬영을 했었다. 제가 망각의 동물이라서 여름 사극은 안 하겠다 했었다. 이 기억이 남아있는 한은 안 할 것 같다. 그래도 힘들지만 거기서 오는 희열은 항상 있다”고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박민영 [사진=문화창고]


박민영의 연기 열정과는 다르게 사실 시청률은 그리 높지 않았다. 하지만 박민영은 실망하지 않았다. 그는 “처음엔 기대를 하고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이 작품을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시청률이 너무 낮게 나왔다. 그런데 실망하고 슬퍼할 법도 한데 금방 털어내더라. 시청률은 정말 말 그대로 신의 영역이라 생각한다”며 “제가 할 수 있는 건 현장에서 연기를 열심히 하는 것 뿐이었다. 그래서 핸드폰을 세 달 동안 보지 않으면서 모든 것을 끊고 연기에만 집중했었다. 그러다보니 집중도도 높아지고 만족도도 높아지게 됐다. 시청률이 3등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2등으로 올라가니 기쁘더라. 그래서 오히려 마지막에는 분위기가 좋았었다. 그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겪다보니 이치라고 느껴지게 되더라. 조금씩 터득하지 않았나 싶다. 지금도 아직 가고 있는 상태고,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나이지만 어릴 때처럼 기복이 흔들리거나 하는 건 없었다”고 솔직히 말했다.

최근 중국에서 드라마 촬영을 마친 박민영은 현재 중국에 내려진 한한령으로 인해 방송 날짜가 연기되고 있는 상황도 덤덤히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그는 “원래 11월 방송인데 2주 전에 틀어졌다고 하더라. 사극이랑 현대극 두 개를 모두 찍었다. 그나마 사극은 오래 묵혀도 다행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웃었다.

중국에서의 드라마 촬영 현장 분위기도 빼놓지 않았다. 박민영은 “잘 수 있었던 환경이 좋았다. 제가 황송할 정도로 잘해주시더라”고 웃으며 “리허설 때 저를 대신해서 뛰어주시더라. 그래서 ‘제가 뛰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는데 슛 들어가서 열심히 해주면 된다고 하시더라. 외국 배우이고 여배우라서 그럴 수 있겠지만 좋았다”고 밝혔다.

그에게 ‘7일의 왕비’는 어떤 의미의 작품이 될까. 박민영은 “저의 30대 연기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될 작품이 아닌가 싶다. 제가 치열하게 연기하고, 즐거움을 깨달았던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는 거의 웃지 않았다. 아무 표정을 짓지 않았고, 울기만 한 적도 있었다. 제게 참 의미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며 “열심히 도전해보고자 하는 열망도 다시 찾았고, 배우로서의 자존감도 다시 살아나게 됐다. 제가 배우로서의 자존감이 약간 떨어졌던 적이 있었다. 연기가 자가복제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런 잡생각들이 없어지니까 명쾌한 해답이 나온 것 같다. 제가 정직하게 하는 만큼 평가를 받는 것 같고 너무 행복하다. 앞으로도 그렇게 연기 해나가고 싶은 생각이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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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문화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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