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마이크] 강원도 속초에서 전쟁의 상처인 실향민을 통해 ‘삶’을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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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자단 기자
입력 2017-07-3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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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향민, 자신의 가족이나 지인들 중 실향민이 있지 않은 이상 대게 많은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쏟는 대상은 아니다. 관심을 쏟아도 잠시뿐일 것이고 어쩌면 어느 사람들에게는 이미 잊힌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관심을 갖고 찾아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우리 선조들'의 역사. 힘겨웠던 그 길을 꿋꿋하게 걸어갔던 그들의 삶은 우리에게 참 많은 배울 점을 주고 있다.

실향민은 8.15광복 이후 남북 분단으로 왕래가 끊긴 북한의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남한에 그대로 정착한 북한 출신 사람들과 6.25전쟁 때 공산주의 사회체제를 반대하고 자유를 찾아 월남한 사람을 총칭한다. 고통의 연속이었던 이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실감 나게 체험할 수 있는 지역이 있는데 바로 강원도 속초이다. 체험 장소로는 속초시립박물관과 속초 청호동 아바이마을이 대표적이다.

속초시립박물관에서는 이북지역의 역사를 많이 전시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속초가 한국전쟁 이후 피난민의 대거 유입과 정착으로 인해 형성된 아바이마을로 대표되는 실향민 문화가 공존하는 독특한 향토문화를 간직한 문화의 도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속초시립박물관과 발해역사관, 이북 5도 가옥(개성집, 평양집, 평안도 쌍채집, 함경도집, 황해도집), 실향민 문화촌 등을 통해 속초가 간직하고 있는 독특한 민속 문화를 두루 관람하면서 향토민속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실향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속초 청호동 아바이마을은 한국전쟁 이전에는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모래땅이었으나, 변변한 땅이 없었던 피난민들에게는 그나마 정착하여 생활할 수 있는 터전이 됐다. 북한에 있을 때 어업에 종사한 사람들이 많았을 뿐만 아니라, 피난민이 가진 유일한 재산이 자신의 노동력이었기에 고기잡이배를 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피난민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아바이마을로 대표되는 실향민 정착촌이 만들어지게 됐다. 이 밖에도 아바이마을 사람들은 실향민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갯배를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 이는 실향민들이 정착해서 각종 경제, 사회활동을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고 속초 상권의 중심인 중앙시장까지 갈 수 있는 최단거리 교통수단으로 아바이마을의 대표적인 문화적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실향민들의 음식은 특히 함경도 풍습의 많은 영향을 받아 해산물로 만든 음식이 풍부한 편이고 음식의 간은 짜지 않고 담백하지만 마늘과 고추 등 양념은 강하게 쓴다. 김치를 담글 때 일반적으로 젓갈을 많이 넣지만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넣는 것 또한 색다르다.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아바이순대, 오징어순대, 햇떼기식해, 가자미식해, 명태순대 등이 있으며 이 음식들은 청호동 아바이마을에서도 맛볼 수 있다.

여느 때와 같이 평범하게 살고 있었는데 한순간에 의도치 않은 타지로의 길을 걸어가게 되었다면 우리도 선조들처럼 굳세게 살아갈 수 있었을까? 믿고 싶지 않은 상황들이 자꾸만 펼쳐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비참해지는 고통스러운 삶의 연속이었지만 고향에 반드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단 하나의 희망을 가지고 그 시간들을 헤쳐 나갔던 선조들의 굳은 의지와 인내. 바로 우리가 배워야 하는 '선조들이 삶을 대한 자세'이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살아가고 있지만 하루 이틀 정도 시간을 내어 속초에 방문하여 우리의 아픈 역사를 배우고 선조들의 삶의 현장을 직접 체험해보며 많은 깨달음을 얻으며 자신의 삶 또한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글=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박예은 기자(아주경제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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