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블랙리스트 추가조사 거부에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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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훈·이창환 기자
입력 2017-07-2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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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차 전국법관대표회의… "사법평의회 신설은 사법부 독립 훼손"

전국의 판사들이 양승태 대법원장의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추가조사 거부에 대해 국회 국정조사를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냈다. 또 국회와 정부가 참여하는 사법평의회 신설에 '사법부 독립 훼손'을 들어 반대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행정처 컴퓨터에 판사들의 성향을 분석해 관리한 '판사 블랙리스트'가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시작된 전국법관대표회의(법관회의) 2차회의가 24일 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총 재적인원 99명 중 5명이 참석하지 않았다.

블랙리스트 추가조사 요구를 놓고 장시간 공방이 계속됐다. 법관회의 공보를 맡고 있는 송승용 수원지법 부장판사는 정오 정회 뒤 기자들과 만나 "블랙리스트 추가 조사 논의가 회의 쟁점이자, 법관회의를 열게 된 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19일 열린 1차 회의에서 법관들은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문제를 둘러싸고 자신들 대표 5명을 통해 추가조사를 실시키로 결의했다. 이인복 전 대법관을 중심으로 한 법원 진상조사위원회가 지난 4월 '사실과 다르다'고 결론낸데 따른 조사가 부족했다며 법원 대표들이 뜻을 모은 것이다.

현안조사 소위원회 위원장를 맡고 있는 최한돈 인천지법 부장판사(52·28기)는 추가 조사 거부에 항의하는 뜻으로 곧장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아직 수리되지 않았다.

최 부장판사 등은 당시 양 대법원장이 '교각살우'라며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 추가 조사를 거부한 것에 대해 “대법원장님이 우리 사법부의 마지막 자정 의지와 노력을 꺾어 버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반발했다.

이날 회의를 정리하며 송 부장판사는 "추가조사 결의를 대법원장이 거부한데 대해 법관회의 측이 깊은 유감을 표했다"며 "재조사 촉구와 자료 제출 및 보전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양 대법원장의 임기가 오는 9월말 끝나는 것과 관련해서는 "후임 대법원장까지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헌과 관련한 안건도 잠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가 검토 중인 사법평의회는 사법행정 협의체다. 국회 개헌특위가 최근 마련한 초안에는 법원의 인사에 더해 예산까지 포함하는 권한을 사법평의회에 맡기는 내용이 담겼다.

판사들을 비롯한 법원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평의회가 사법부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며 반대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당초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것으로 보였지만 블랙리스트를 놓고 반발이 거세 큰 틀에서만 의견이 게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법관회의는 이외에도 △사법행정권 남용 방지 관련 의안 △전국법관대표회의 상설화를 위한 소위원회 의안 △사법행정 관련 기록물 생산·관리에 관한 의안 △전국법관대표회의 게시판 운영방식에 관한 의안 등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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