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국정과제서 본 부양의무자기준?..먹고살기 힘들어도 수급권자 못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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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효 기자
입력 2017-07-1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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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운영 5개년 계획' 등 100대 국정과제 보고대회/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19일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에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를 선정하는 기준의 하나인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한 것에 대해 빈민단체가 '부양의무자 기준'의 완전 폐지를 촉구했다.

기초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은 19일 발표한 성명에서 100대 국정과제에 대해 “우선 우리는 주거급여에서의 부양의무자기준 완전 폐지를 환영한다. 2015년 7월, 교육급여의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이후 두 번째 폐지다. 기초생활보장제도에 포함된 모든 급여의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로 나아가는 데 좋은 밑돌이 될 것이다”라며 “그러나 두 가지 중요한 문제점이 있다. 하나는 임기 내 완전 폐지에 대한 계획이 없다는 점이다. 주거급여는 임대료를 지원하는 것이라, '소득보장'이라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기본 취지에 한참 미달하는 부분 급여에 불과하다. 의료와 생계급여를 포함한 전체 급여에서의 폐지 계획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만큼 어떻게 폐지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국민들과 직접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는 2019년 생계ㆍ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계획이 수급가구가 아니라 부양의무자가구에 노인과 중증장애인이 포함된 경우 우선 적용 한다는 점이다. 기초생활보장제도는 가난한 이들의 생계를 보장하는 제도다. 부양의무자 가구가 아니라 가난한 당사자의 필요에 맞춰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되어야 한다”며 “우리는 부득이 단계별 폐지가 필요하다면 완전 폐지를 전제한 급여별 폐지로 나아가야함을 강조해 왔다. 부양의무자기준은 이미 찔끔찔끔 완화를 거듭했으나 효과적으로 사각지대를 축소한 바 없다. 현재 완화안 역시 역부족일 것이다. 부양의무자기준을 완전 폐지할 때만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기초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은 “이를 위한 대통령의 선언과 계획이 절실하다. 지금 가난한 이들의 생사가 걸린 문제를 예산 핑계로 차일피일 미뤄서는 안 된다”며 “빈곤이라는 재앙은 사람들을 오래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부양의무자기준은 기초생활보장제도 역사 17년의 적폐다. 완전 폐지로 새 시대를 열자”고 촉구했다.

100대 국정과제에서 폐지 추진이 결정된 부양의무자 기준은 기초생활보장 수급 대상자 선정에서 자녀 등 부양의무자가 있으면 그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을 조사해 신청자를 수급대상에서 제외하는 기준이다.

100대 국정과제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2018년부터 주거급여에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현재는 교육급여만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 안 한다.

문재인 정부는 오는 2019년부터 소득하위 70% 가구 중 노인과 중증장애인이 있는 가구가 생계급여와 의료급여 지급을 신청하면 부양의무자가 있는지 따지지 않을 계획이다.

현재 정부가 정한 일정 기준 이상의 소득이 있거나 법적인 부양의무자가 있으면 아무리 생활이 어려운 빈민이라도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가 못 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상 빈민이 부모, 배우자, 자녀 등 부양의무자가 있어도 거의 관계가 끊겼거나 부양의무자도 생활형편이 어려워 실제 부양을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많아 극단적으로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가 되기 위해 가족 관계를 끊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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