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문재인 대통령 국군·유엔군 참전유공자 위로연 인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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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2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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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전사자 명비 앞에 고개숙인 유족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주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군 및 유엔군 참전유공자 위로연'에 참석해 "오늘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은 이 자리에 함께하신 국군과 유엔군 참전용사들의 빛나는 투혼 위에 서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참전용사 여러분은 대한민국의 자랑이고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대한민국의 역사"라며 "참전용사들이 그 사실에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게 대통령으로서 제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인사말 전문.

『존경하는 6.25 참전용사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반갑습니다. 여러분의 건강하신 모습을 뵙게 되어 기쁩니다. 특히 멀리 해외에서 오신 참전용사와 가족, 외교사절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올해 67주년, 긴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렇지만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들은 국내외 참전용사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을 결코 잊지 않고 있다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저는 앞으로 대한민국의 역사 속에서 여러분의 공헌이 더욱 귀하고 값지게 기억될 수 있도록, 힘껏 노력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참전용사 여러분,
오늘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은 이 자리에 함께하고 계신 국군과 유엔군 참전용사들의 빛나는 투혼 위에 서 있습니다.

우리 국군과 유엔군은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습니다. 그 용기와 결단이 대한민국을 지켰고, 눈부신 경제성장과 성숙한 민주주의로 결실을 맺었습니다. 나라의 위기 앞에 분연히 일어선 의용군, 학도병과 소년병의 헌신이 조국을 지킨 힘이 되었고, 오늘 대한민국의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성장했습니다.

올해는 특별히 여군과 여자의용군, 교포참전용사, 민간인 수송단과 노무사단, 국군귀환용사를 처음으로 모셨습니다.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기꺼이 나섰던 한 분, 한 분 귀한 마음으로 챙기겠습니다.

참전용사 여러분은 대한민국의 자랑이고,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 참전용사들께서 그 분명한 사실에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대통령으로서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고의 성의를 가지고 보훈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참전명예수당과 의료, 복지, 안장시설 확충은 국가가 책임져야 할 기본적인 도리입니다. 참전명예수당 인상과 의료복지 확대를 추진해 그 희생과 공헌에 합당한 예우가 이뤄지도록 하겠습니다.

참전용사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미처 등록되지 못한 참전용사도 끝까지 발굴하여 국가 기록으로 남기겠습니다. 최고의 보훈이 튼튼한 안보의 바탕이고 국민통합과 강한 국가로 가는 길임을 실천으로 증명하겠습니다.

참전용사 여러분,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지금 이 자리에는 유엔군 참전용사와 가족들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널리 알려진 문구 그대로 ‘알지도 못하는 나라, 만난 적도 없는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달려와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입니다. 저는 대한민국을 대표해 유엔참전국과 참전용사들께 특별한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이 자리에도 그 영웅들이 계십니다만, 장진호 전투와 흥남철수 작전은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한국의 전후세대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역사가 되었습니다. 그 때 그 덕분에 흥남에서 피난 온 피난민의 아들이 지금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어서 이 자리에 여러분과 함께 있습니다. 이 사실이 유엔군 참전용사 여러분께 기쁨과 보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대한민국은 함께 피 흘리며 맺었던 우리의 우정을 영원히 기억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여러분께서 헌신적으로 실천한 인류애가 더욱 빛나도록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나라가 될 것을 약속 드립니다.

존경하는 참전용사 여러분,
6.25 전쟁은 아픈 역사입니다. 한반도 땅 대부분이 전쟁의 참상을 겪었고, 수백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당했습니다. 온 국민의 노력으로 폐허가 되었던 국토는 복구되었지만 우리의 마음은 다 회복되지 못했습니다.

분단의 상처와 이산가족의 아픔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서로를 향해 겨누었던 총부리는 아직도 원한으로 남았습니다. 아무리 세월이 흘렀다 한들 가족을 잃고, 전우를 잃고, 고향을 잃은 아픔이 쉽사리 씻기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 자신과 미래세대를 위해 다시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합니다.

평화를 위한 우리와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한반도의 안전을 위협하고 도발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규탄받아 마땅한 일입니다. 저와 정부는 우리 국민과 조국의 안위를 지키는 일에 그 어떤 주저함도 없을 것입니다. 확고한 한미동맹과 압도적 국방력으로 안보를 지키겠습니다. 평화는, 강하고 튼튼한 안보 위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습니다.

동시에, 저와 정부는 북한 스스로가 핵을 포기하고 평화와 번영의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대화의 문도 열어두겠습니다. 많은 어려움과 우여곡절이 있겠지만 대화와 협력을 통해 만드는 평화라야 온전하고 지속가능한 평화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참전용사 여러분들께서 함께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참전용사 여러분께서 안보 대통령의 지원군이자 평화 대통령의 든든한 벗이 되어 주신다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이 좀 더 앞당겨질 것입니다.

존경하는 참전용사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저는 다음 주에 미국을 방문하여 한미정상회담을 갖습니다. 한미동맹 강화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머리를 맞대겠습니다. 국제사회와의 공조도 더 단단하게 맺을 것입니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더욱 굳건히 지키고 발전시키는 일, 전쟁 걱정이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일, 그리하여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것이 참전용사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다시 한 번 참전용사 여러분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여러분 모두 행복하고 편안한 시간 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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