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박상인 서울대 교수 "큰 그림 통해서 새로운 경제 질서로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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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17-06-19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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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료 중심의 인선으로는 경제개혁 힘들어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가 지난 12일 교수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재벌개혁, 노동개혁, 복지개혁을 중심으로 큰 그림을 만든 후 기존체제를 새로운 경제 질서로 바꾸는 일을 이번 정부의 최대 과제로 꼽았다. 

박 교수는 "큰 그림이 필요한 데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며 "큰 그림에 대한 인식이 없고 일자리 창출에만 집착하면서 경제정책을 이끌어 가고 있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가 치매 국가 책임제 등 한건 터뜨리는 식으로 복지 정책을 운영했는 데 이와 같은 방식으로는 안 된다"면서 "복지국가로 발돋움하려면 전반적인 체계를 살펴보는 식으로 접근해야 예산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고, 효과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개혁을 강력하게 이끌려면 경제 관료 인선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경제 분야의 인선이 유독 늦다. 내각에서 임명이 안 된 부서가 대부분 경제부처다"라며 "다른 부문에 비해서 인력풀이 제한된 것 같아 우려가 든다. 결국에는 관료 중심으로 인선이 이뤄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DJ정부나 참여정부 시절, 관료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면서 기대했던 개혁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번 정부에서도 관료 중심으로 경제 진영이 갖춰진다면 재벌개혁을 포함한 경제개혁 대부분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새 정부가 경제 분야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하면서도 잘 알지 못해 관료에 의존하게 될 경우 개혁은 물건너간다"며 "정부 주도 재벌중심의 구조에서 기득권의 가장 큰 축 하나가 경제 관료였고, 이들은 기득권이 손상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구조는 그대로 두고 대통령이 원하는 단기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기술을 발휘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렇게 되면 문재인 정부를 비롯해서 향후 20년을 집권하겠다고 흥분해 있는 민주당도 어려워질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 시절 '보수철옹성' 운운하면서 아무리 못해도 선거에서는 이긴다고 자만심에 들떠 있던 모습을 기억하고 그같은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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