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메이 총리 조기총선 사실상 '패배'에 브렉시트 협상 불확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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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09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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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가 밝은 표정으로 기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하루 전 치러진 영국의 조기총선에서 보수당은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으나 노동당은 의석을 대거 확대하면서 선전했다. 코빈 대표는 메이 총리와 다르게 EU와의 협력에 방점을 두면서 EU를 탈퇴하는 '소프트 브렉시트'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8일(현지시간) 치러진 영국 조기총선에서 테리사 메이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제1당 지위를 유지했으나 의석 과반석을 상실하면서 사실상 ‘패배’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달 19일부터 시작되는 영국의 EU탈퇴 협상이다. 벌써부터 브렉시트 협상을 두고 진로 수정설, 노딜설, 지연설이 제기되는 등 협상 과정은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지난 4월 조기총선을 소집할 때만 해도 압승을 예상했다. 대중의 지지를 확인받아 브렉시트 협상에서 보다 강력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렇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 달랐다. 보수당이 318석 확보에 그치면서 종전에 비해 12석이나 잃었다. 과반인 326석에도 8석 못 미쳤다.

반면 제러미 코빈 대표가 이끄는 노동당은 의석을 31석이나 늘리면서 261석을 확보했다. 코빈 당수는 즉각 메이 총리에 사퇴를 촉구했다. 메이 총리는 사퇴는 없다고 버티고 있다. 

메이 총리가 자리를 보전하더라도 총선 '실패'에 대한 책임론으로 입지는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브렉시트 협상에서 종전에 지지하던 ‘하드 브렉시트’를 관철시키는 것도 어려워졌다. 영국의 EU 탈퇴 진로가 변경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하드 브렉시트는 유럽연합(EU)을 떠나면서 EU 단일시장에서 이탈하고 EU 사법권에서 완전히 독립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의석을 대폭 확대한 노동당은 ‘소프트 브렉시트’ 요구를 밀어부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노동당은 EU 탈퇴는 받아들이지만 "EU 단일시장 접근과 무관세 동맹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이 우선"이라며 EU와 협력에 방점을 두는 소프트 브렉시트를 요구해 왔다. 원내 입지가 확대된 만큼 하드 브렉시트에 고강도 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EU 회원국의 외교관의 말을 인용해 “이번 총선 이후 영국 내 여러 목소리가 터져나올 것”이라며 “브렉시트 협상 테이블에서 영국 측이 끊임없이 뒤를 살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영국과 EU가 브렉시트 협상에서 합의안을 찾지 못한 채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노딜(no deal)'을 우려한다. 앞서 메이 총리 역시 "나쁜 합의(bad deal)보다 합의하지 않는 게(no deal) 낫다"며 노딜 상황을 배제하지 않았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트위터로 "언제 브렉시트 협상을 시작할지 모르지만 끝나는 시점은 안다. 노딜을 피하기 위해서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내년 3월 29일로 종료될 브렉시트 협상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장 1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 협상이 보수당 연정 구성이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군터 외팅거 EU 집행위원은 이날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 협상이 계획대로 시작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텔레그래프 등 현지 매체들은 메이 총리가 신속하게 중도우파 소수정당 민주연합당(DUP)과의 연정 구성을 합의했다면서 9일 연정 구성을 승낙받기 위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예방한다고 보도했다. DUP는 이번에 10석을 확보했다. 보수당의 연정 구성 진행 상황에 따라 협상 지연 여부는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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