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하는 중국계 보험사, 국내 보험사는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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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0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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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운 기자 = 중국계 보험사들이 약진하고 있다. 중국 자본을 등에 업고 국내 보험 시장에서 연일 대공세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 여력이 없어 자본확충에 진땀을 빼고 있는 국내 보험사들과는 상반된 모습니다. 거대 자본을 앞세운 중국계 보험사들로 인해 국내 보험시장에 '중국발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중국 안방그룹에 인수된 동양생명, 알리안츠생명의 실적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 동양생명의 월납초회보험료는 280여억원, 알리안츠생명은 220여억원으로 두 회사를 합치면 500여억원에 이른다. 390억원을 기록한 교보생명보다 110억원가량 많다.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의 대주주는 중국 안방보험의 100% 자회사인 안방그룹홀딩스다.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은 2015년 9월, 2016년 12월 각각 안방보험에 팔렸다.

동양생명은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119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46.4% 증가한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매출액은 2조3274억원, 영업이익은 148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2.8%, 59.5% 늘었다. 지난해 말 발생한 육류담보대출 피해로 약 3000억원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쌓은 영향으로 지난 4분기 275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올 1분기 호실적을 보여주며 그 동안의 우려를 씻었다.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이 이 같은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안방보험의 자금력 덕분이다. IFRS17 시대에 저축성보험을 많이 팔아 부채가 급증하더라도 안방보험이 증자할 능력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실제 안방보험은 동양생명에 대해 올해 초 5000여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시행했다.

또 최근에 안방보험이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에 3조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알려지면서, 두 회사의 실탄은 더욱 넉넉해질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한국 보험시장에 10조원대까지 투자를 늘릴 수 있다는 입장까지 밝혀, 사실상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이 국내 보험시장에서 갖는 입지는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같은 행보는 국내 보험사들과 정 반대다. 2021년 도입되는 IFRS17을 앞두고 국내 보험사들은 자본확충에 진땀을 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보험사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3조원 가량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는 등 자본확충에 사활을 걸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이 시행되면 국내 중소형 보험사들은 시장에서 도태되는 일까지 발생할 수 있다"며 "하지만 중국계 기업들은 대형 자본이 이미 유입되면서 벌써부터 기반을 견고히 다지고 있기 때문에 토종 기업들의 위기가 사실상 시작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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