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그림 그리는 열린 조직”…정부 경제라인 EPB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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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2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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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봉흠‧변양균‧현오석‧김동연까지 한국경제 키맨으로 활약

  • 참여정부 시절부터 EPB 출신 중용…중장기 전략 수립 탁월

  • 합리적 시각 좋지만 이상주의 성향 강해 실천력 부족 지적도

아주경제 배군득·김선국 기자 = 정부 경제라인이 옛 경제기획원(EPB) 출신으로 굳어지고 있다. 이른바 EPB 라인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PB 출신들은 지난 참여정부 시절부터 꾸준히 경제팀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EPB 라인이 여전히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역대 정부에서 EPB 출신을 선호하는 것은 폭넓은 안목으로 큰 그림을 그리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조직 체계도 수평적이어서 합리적인 의견 수렴이 가능하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24일 청문회 준비 및 기재부 업무보고에서 EPB 출신다운 행보로 주목을 받았다.

김 후보자는 “어떤 주재나 사안을 여러 각도에서 보는 게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추경을 한다면, 경제를 전체적으로 보는 거시적 관점에서 미세한 산업부문까지 실‧국이 함께 문제를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각을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의 수평적 리더십은 EPB 출신의 대표적 스타일이다. 역대 정부에서 EPB를 선호하는 이유인 셈이다. EPB 출신은 이명박 정부를 제외하고 경제통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인물로 성장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중장기 전략이 필요한데, EPB 라인들은 이런 ‘어젠다’를 수립하는 데 적격이다. 노무현 정부의 비전 2030이나 박근혜 정부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도 모두 EPB 관료의 머리에서 나온 작품이다.

EPB 관료 출신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박봉흠, 권오규, 변양균 등 청와대 정책실장 3인방이 EPB를 거쳤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현오석‧최경환 부총리, 조원동 경제수석, 주형환 산업통상부 장관 등이 정책결정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EPB 출신에게도 아킬레스건은 있다. 방대한 국가전략을 수립하다 보니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나친 이상주의로 큰 그림을 그리되, 세밀한 부분에서 부족함이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 참여정부의 비전 2030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도입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그럼에도 정책에 필요한 1100조원 재원조달에 대한 방법을 제시하지 못해 ‘반쪽짜리 전략’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또 박근혜 정부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여러 대내외적 변수를 고려하지 않은 채 추진하다 결국 2%대 성장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일각에서는 중장기적 체질 개선이나 구조개혁을 선호하는 성향 탓에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워낙 거시적 안목으로 현안을 살피다 보니 시장대응 능력이 부족한 모습도 나타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EPB 출신이 경제 관료로 주목받는 것은 이들이 제안하는 정책이 실현될 경우 확실한 미래성장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문 정부에서도 이런 능력을 통해 저성장 시대 경제부흥을 꾀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지난 박근혜 정부처럼 소통이 없는 일방통행 지시체계라면 아무리 EPB 출신이어도 정책이 뜬구름에 그칠 수 있다”며 “적절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어느 정도 권한을 부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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