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팔에 평화 촉구…실행 방법엔 '침묵'(종합2보)

입력 : 2017-05-24 00:23
'2국가해법'·정착촌·美대사관 이전 등 핵심 갈등 사안도 언급 안 해
이스라엘 총리·팔' 수반 만나 협상 재개 방안 논의만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 구축을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나 이-팔 분쟁의 핵심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 교착상태에 빠진 양측의 평화협상 재개를 위해 진지한 노력을 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방문 기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과 연쇄 정상 회동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 일정을 마치고 이스라엘을 떠나기 전인 23일 오후 이스라엘박물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팔 양측은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돼 있다"고 발표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인들은 평화에 손을 내밀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뒤 동석한 네타냐후 총리를 가리키며 "네타냐후 총리도 그럴 준비가 돼 있다. 그는 평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평화를 이뤄내기는 쉽지 않고 우리 모두는 그것을 알고 있다"며 "양측은 어려운 결심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결심과 타협, 평화가 가능하다는 신념으로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은 합의를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구체적인 실행방법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핵심 쟁점 사안이면서 껄끄러운 주제인 '이-팔 2국가 해법'은 물론 유대인 정착촌 문제, 팔레스타인 독립 문제, 예루살렘의 지위도 거론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이 요구해 온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에 대해서도 아무런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오기 전 방문 목적을 두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가 궁극적인 합의"(ultimate deal)라고 밝힌 것과는 거리가 먼 행보로 해석된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은 "그러한 접근 방식은 의도적이었으며 보통 자유분방한 트럼프는 모든 언어 표현이 고도로 검토된 주제에서 갑작스럽게 원고 읽기에 변화를 주는 것의 위험성을 알고 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유대인 전통 모자인 키파를 쓰고 유대교 성지인 '통곡의 벽'과 이스라엘 홀로코스트 추모관인 야드 바셈을 방문하는 등 이틀간 노골적으로 친이스라엘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께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 강 서안에 있는 베들레헴을 방문해 아바스 수반과 정상 회담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루살렘에서 차량으로 약 20분 거리에 있는 베들레헴의 아바스 수반 공관에 도착한 뒤 약 1시간 동안 아바스 수반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협상 재개 방안 등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바스 수반과 회담을 한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간 평화협정을 성사시키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약속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이-팔) 평화협정 성사를 위해 노력해 왔고 그 목표를 이루고자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평화를 구축한다면 이는 중동 전역에 평화의 과정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그것은 엄청난 업적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이 자리에서도 이-팔 양측의 구체적인 평화협상 방식과 그간 트럼프 정부의 중재 노력에 따른 진척상황은 설명하지 않았다.

이와 별도로 트럼프 대통령과 아바스 수반은 이번 회견에서 전날 영국 맨체스터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 사건을 규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 국립박물관에서 행한 연설을 마친 뒤 늦은 오후 이스라엘을 떠난다. 이후 세 번째 순방국인 이탈리아로 이동해 바티칸 자치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고 로마에서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 정상 회담을 한다.

이어 25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해 북한 핵과 시리아 문제 등을 논의하고, 26~27일 시칠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도 참석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첫 방문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살만 사우디 국왕을 비롯한 중동 국가 정상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고 테러리즘에 맞서는 방안을 논의했다.

gogo213@yna.co.kr

(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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