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지렁이’ 사회적 약자에 관한 공분…제2의 ‘도가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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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2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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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지렁이' 스틸컷 중 배우 김정균(왼쪽)과 오예설. [사진=투썸업픽쳐스 제공]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뇌성마비를 앓는 원술(김정균 분)에게 딸 자야(오예설 분)는 유일한 가족이자 자랑거리다. 어렵사리 홀로 키워온 딸 자야지만 모난 구석 없이 밝고 활달한 데다가 비싼 과외 한 번 받지 않고 유명 예고 성악과에 붙는 등 남다른 재능까지 갖췄다.

원술은 영특한 딸 자야를 위해 시장을 전전하며 양말과 속옷을 팔고 자야도 그런 아버지에게 고마운 마음을 느낀다. 기울어져 가는 옥탑방에 사는 부녀지만 두 사람은 평범하고 소박한 삶을 살며 나름 행복하다.

하지만 두 사람의 행복은 너무도 잔혹하고 처참하게 깨지고 만다. 자야를 시기하고 질투하는 무리가 자야의 아버지가 장애를 앓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부터다. 반장인 혜선(김샛별 분)은 예쁜 외모와 뛰어난 실력으로 단숨에 아이들의 이목을 끈 자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더군다나 남자친구 유정 역시 자야에게 반한 상태. 혜선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그의 약점을 잡기 위해 자야의 친구 민경(황도원 분)까지 끌어들인다.

결국 자야의 아버지가 장애를 앓고 있으며 시장에서 속옷 장사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혜선과 일당들은 자야에게 굴욕을 주며 폭력을 가하기 시작한다. 유정도 폭력에 가담하며 상습적인 성폭행까지 일삼는다.

금수저들의 횡포는 날이 갈수록 강도가 거세지고 폭력에 굴레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자야는 결국 죽음을 선택한다.

영화 ‘지렁이’(감독 윤학렬·제작 ㈜미디어파크·배급 투썸업픽쳐스)는 ‘철가방 우수氏’, ‘오! 해피데이’를 연출한 윤형렬 감독의 신작이다. 청소년 성범죄의 피해를 입은 딸 자야를 둘러싼 진실을 밝히려 울부짖는 장애인 원술의 외침을 처절하고 잔혹하게 그려냈다.

영화의 화법은 꽤 직설적이다. 10대 아이들로 하여금 그려지는 갑과 을의 관계, 권력, 비리 등을 사실적이고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것에 집중했다. 하지만 이 투박하고 직설적인 화법은 영화 ‘지렁이’가 가진 강력한 무기이자 한 방이기도 하다. 앞서 ‘도가니’와 ‘한공주’가 그랬듯 우리 사회의 민낯을 숨김없이 드러내며 관객의 공분을 사고, 영화의 완성도와 관계없이 관객의 몰입을 최고조로 이끈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인상 깊다. KBS2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철가방 우수氏’로 잘 알려진 배우 김정균은 장애인 원술을 통해 묵직하면서도 섬세한 연기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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