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진짜 겨울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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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17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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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일 것 같습니다."

18일 에쓰오일을 시작으로 정유 및 석유화학업계의 올해 1분기 실적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기자가 예상 실적을 묻자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답했다.

이들 업계는 지난해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한 마진 확대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지난해와 같은 호실적을 지속한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올해 1분기 실적이 분기 기준으로는 '역대급'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그러나 정작 이들 업계는 최근 2년간의 실적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는 분위기다. 업계 호황이 일시적일 것이란 우려 속에 회자됐던 이른바 '알래스카의 여름'이 2년 넘게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알래스카의 여름'은 추운 알래스카 지방에서 7~8월에 잠깐 나타나는 따뜻한 날씨로 '짧은 호황'을 지칭한다.

때문에 최근 업계의 긴장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당초 예상보다 호황기가 길었던 데다 유가, 환율 등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알래스카의 여름'이 올해 하반기 들어 끝날 것으로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이에 이들 업계는 저마다 혹한기를 버틸 채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정유사들은 정유부문과 석유화학부문의 수익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고 있으며, 석유화학 기업들은 주력 제품의 고부가가치화에 나서고 있다.

미국 HBO사의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나오는 "winter is coming(겨울이 온다)"은 명대사 중 하나로 꼽힌다. 왕국의 북부를 다스렸던 스타크 가문이 북쪽 빙벽 너머 죽음과 겨울을 몰고 오는 백귀의 공격에 대한 대비를 강조하기 위해 자주 언급했던 대사다.

정유·석유화학 업계가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를 겨울에 대비하는 현재의 노력이 자생력을 기르는 것뿐만 아니라 국가 산업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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