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신간] 오바마도 반한 소설, '운명과 분노'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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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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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차이나 박은주 기자 = ▲ 운명과 분노 =미국의 신예 작가 로런 그로프가 2015년에 발표한 세 번째 장편소설 '운명과 분노'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뽑은 그해 최고의 책으로 이름을 알렸다.

소설은 부부의 삶을 각자의 시선에서 조명하며 '누군가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운명 편에서는 남편 로토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 뒤, 분노 편에서는 부인 마틸다의 관점으로 결혼 생활을 재구성한다.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백인남성이자 부유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로토는 어린 시절 상처에도 불구하고 밝은 빛을 내뿜는 태양 같은 사람이다. 그의 곁에는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언제나 가득차있다. 반면 아름다운 마틸드는 철저하게 혼자 지내며 절대적인 고독 속에 살아간다.  

로토는 연극배우를 꿈꾸던 대학생 시절 마틸드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결혼 이후에도 배우로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던 로토는 마틸드의 전방위적인 내조 아래 극작가로 진로를 바꿔 성공한다. 로토는 마틸드를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여자이자 성인(聖人)으로 여겼다. 그는 그들이 운명 그 자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분노 편에 그려진 마틸드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항상 누군가와 경쟁하며 생존해야 했던 마틸드의 내면은 분노로 가득 차있다. 마틸드는 언제나 극적이고 광적인 에너지를 표출하는 로토에 비해 건조하고 냉정하다. 그럼에도 로토에 대한 그녀의 사랑은 진짜였음을 고백한다. 소설은 때로는 사랑이라는 하나의 감정에서도 관점의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로런 그로프 /문학동네/ 정연희 옮김/ 608쪽=1만6500원.
 

▲ 디지털 중독자들 = 인터넷은 많은 이에게 축복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중독의 가능성을 뜻한다. 그러나 온라인 게임, 사이버 음란물, 소셜네트워크가 도박이나 쇼핑 못지않은 심각한 중독 증세를 유발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오래되지 않았고,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독일 정신과 의사로 14년 동안 인터넷 의존 현상을 연구해온 저자는 인터넷과 관련된 각종 중독 증세를 정신질환으로 인식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인터넷 의존과 알코올 중독의 유사점이 매우 명확해지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경고한다. 

인터넷 중독은 친구가 극히 드물거나 아예 없고, 사회에서 소외됐다고 느끼는 고독한 사람에게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저자는 인터넷 의존증의 판별과 치료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조언한다. 베르트 테 빌트/ 율리시즈/ 박성원 옮김/ 388쪽. 1만7000원.
 

▲ 책이 입은 옷 = 인도계 미국 작가 줌파 라히리가 책의 표지를 주제로 쓴 에세이.

작가는 표지가 독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필요하지만, 독자들에게 책이 읽히기 전에 뭔가를 표현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표지가 내용을 압도하거나 지배할 수 있어서다. 출판사들은 작가의 책 표지로 갠지스강이나 코끼리 등 인도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쓰려 한다. 작가는 책 표지에서 어린시절 겪은 정체성의 혼란과 갈등을 떠올린다.

"책이 완성되고 세상에 입장하려 하는 순간에서야 표지가 나온다. 표지는 책이 탄생했음을 내 창조 과정이 끝났음을 표시한다. 내 손에서 독립해 자신의 생명을 갖게 됐다는 사실을 책에 쾅쾅 도장 찍는다. 작업이 마감됐음을 알려준다. 출판사에 표지는 책이 도착했음을 의미하지만 내겐 이별을 의미한다." 줌파 라히리/ 마음산책/ 이승수 옮김/ 120쪽. 1만1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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