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 중국 최대 정치행사 전인대 '어두운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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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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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사장 인민대회당 보안 경계 '삼엄'…내외신 취재열기 '후끈'

아주차이나 김동욱 기자 = 지난 5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1인 체제가 얼마나 굳건한지 여실히 보여주는 자리였다.

이날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중국 CCTV 등을 통해 전역에 생중계된 정부 업무보고에서 '시진핑 핵심'이라는 발언을 6차례나 한데서도 그런 분위기가 역력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10월 제18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8기 6중전회)에서 '핵심' 지위를 부여받아 집단지도체제의 최종결정권을 확보했는데 이날 전인대를 통해 다시 한 번 그 위상을 확인한 셈이다.

◆리커창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발전하자"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인 전국인민대표대회가 5일 오전 9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가운데 개막식에 참석한 시진핑 국가주석(왼쪽 두번째)이 어두운 표정으로 회의를 지켜보고 있다. 이날 공작보고를 한 리커창 총리(왼쪽 세번째)도 회의 내내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사진=연합뉴스]


리커창 총리는 이날 업무보고 맨 첫 발언부터 "지난 한해 우리나라의 발전은 국내외적으로 수많은 모순이 겹치고 잠재적인 위험 요소가 얽혀있는 준엄한 도전에 직면해 있었다"면서 "그러나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강력한 영도 아래 전국 여러 민족 인민들은 난관을 박차고 분발 정진해 경제와 사회가 지속해서 건전하게 발전하도록 추진했다"고 찬양했다.

이어 "18기 6중 전회에서는 시진핑 총서기의 핵심적 지위를 공식 확정함으로써 당과 인민의 근본 이익을 구현했는데 이는 당과 국가의 발전과 장기적인 안정을 보장하는데 매우 중대하고 깊은 의의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또한 "지난 한해 이룩한 성과는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 정확하게 지도한 결과"라며 시진핑의 지도력을 극찬했다.

그는 "올해는 중국공산당 19차 당 대회가 열리는 해로 당과 국가의 사업 발전에 있어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해"라면서 "정부 업무를 원만히 수행하려면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한 당 중앙의 영도 아래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의 위대한 기치를 높이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올해 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시진핑의 절대 권력을 대내외에 공표함으로써 향후 시진핑 주도로 차기 지도부가 꾸려질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리커창 총리는 업무보고를 통해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권위를 결연히 수호하겠다"고 발언했으며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 더욱 굳게 뭉쳐 한마음 한뜻으로 나아가 올해 경제와 사회 발전의 목표와 과업을 적극적으로 완수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의 꿈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분투하자"고 말했다.

◆시진핑. 전인대 개막식 내내 표정 어두워

그러나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전인대 단상에선 시 주석은 2시간 가까이 진행된 개막식에서 어두운 표정이었다. 시 주석 등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은 개막식 직전에야 인민대회당의 대표단과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개막식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비롯한 최고위급과 각계각층의 대표 2800여 명이 참석했다. 시 주석은 사회자의 개막 선언 때 잠시 박수를 쳤을 뿐 리 총리의 정부업무보고때 미동없이 같은 표정을 지었다.

정부업무공작보고를 한 리 총리 이외에 다른 상무위원들도 표정이 굳어있었다.

인민대회당 역시 리 총리의 정부업무공작보고에서 '시진핑 핵심'이란 표현이 등장할 때 이따금 박수 소리가 나왔을 뿐 조용한 분위기가 유지됐다.

일각에서는 이날 전인대가 엄숙한 분위기로 진행된 것은 중국 국내외적으로 여러가지 풀기 어려운 현안이 산적한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아울러 올가을 대대적인 지도층 물갈이가 예상되는 19차 당 대회를 앞뒀다는 점도 전인대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해석도 있다. 개막식장의 엄숙한 분위기는 그대로 인민대회당 밖으로도 이어졌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표와 취재진의 '셀카봉' 휴대를 금지했다. 올해는 취재 공간이외에 소그룹 활동에서도 셀카봉의 휴대를 막았다.

아울러 외신의 카메라 기자와 취재 기자를 엄격하게 분리해 취재기자의 '전문가용 카메라'와 삼각대 등 취재 도구 사용을 막았다.

개막식장 출입 때에도 이중 삼중으로 보안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보안 검색대 외에도 안면 인식기를 활용해 보안 경계를 강화했다.

◆중 전인대는 시진핑 발탁 인사들의 '충성다짐' 무대

올해 중국 전인대는 각료나 주요 보직에 발탁된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과 가까운 인사들이 첫선을 보이는 무대 역할을 하고 있다.

해당 인물들은 전인대 무대 첫 등장으로 국내외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이를 시 주석에 대한 "충성"을 어필하는 기회로 삼는 경향도 두드러지고 있다.

6일 오전에 열린 전인대 각료회견의 테이프를 끊은 사람은 지난달 갓 취임한 허리펑(何立峰·62)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이었다.

그는 "시진핑 주석을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지도하에 우리나라 경제는 안정 속에 호전되고 있다"는 말로 회견을 시작했다.

허 부주임은 푸젠(福建) 성 샤먼(廈門)대학교에서 재정금융을 전공한 경제학 박사로 샤먼시 정부에서 오래 근무했다.

허베이(河北)성에서 샤먼시 부시장으로 옮겨온 시 주석이 샤먼시 부시장을 거쳐 푸젠 성 간부로 승진한 후 허 주임도 성 도인 푸저우(福州)시 책임자 등을 지냈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샤먼시 부시장을 지낼 때 재정국 간부로 근무해 시 주석의 옛 직계 부하를 뜻하는 '시자쥔'(習家軍) 계열로 분류된다.

그가 책임자로 있는 발개위는 광범위한 인허가권을 갖는 막강한 기구다. "가장 강력한 경제관청"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이날 회견에서도 별칭에 걸맞게 거시경제 상황과 일대일로 구상, 베이징 주변 도시권의 동시개발 등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허 주임은 거의 모든 질문에 대해 "시 주석이 제창한"이라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시 주석이 역점을 두고 있는 빈곤대책에는 특히 긴 시간을 할애했다.

허 주임은 중국 중앙무대에서 근무한 경험이 많지 않다. 발개위 부주임 때부터 쳐도 3년이 채 안 된다. 이 바람에 답변을 부하에게 미루는 장면도 많았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중국의 떠오르는 정치 스타로 꼽은 차이치(蔡奇) 신임 베이징 시장은 작년 10월 시장대리로 임명된 데 이어 올 1월 시장으로 취임한 인물이다.

시 주석이 저장(浙江)성 간부로 있을 때의 "복심"으로 꼽히는 인물 중 하나다. 차이치 시장도 이날 오후 베이징시 대표단 회의에 참석한 후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보였다.

그도 "수도 베이징을 어떤 도시로 건설할 것이냐"는 질문에 시 주석이 이번 전인대를 앞두고 2월 하순 베이징을 시찰하면서 했던 내용을 끄집어내는 것으로 설명을 시작했다.

"위대한 사회주의의 수도, 민족부흥을 향한 수도를 건설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해 시 주석이 제시한 내용을 따를 생각임을 분명히 밝혔다.

또 시 주석이 구호로 내걸고 있는 "중국의 꿈"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베이징은 위대한 조국의 수도로서, 시대적 사명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수도의 얼굴인 베이징 시장에는 지방 정부 수장을 역임한 사람이 취임하는 게 관례지만 차이 시장은 저장성에서 부 성장을 지낸 이력밖에 없다.

"시 주석에 의한 이례적 발탁"이라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반발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시 주석이 저장성 책임자 시절 부 성장을 지내 '시자쥔' 계열로 분류되는 중산(鐘山·62) 신임 상무부장도 기자회견장에 나왔다. 중 부장은 무역정책을 묻는 질문에 "양적 확대에서 질적 향상으로 전환해 무역대국의 지위를 지킬 것"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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