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제로…바닥으로 떨어진 DB형 퇴직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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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1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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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효곤 기자]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직장인들의 노후생활을 책임질 퇴직연금 수익률이 바닥을 치고 있다. 대부분 고객이 선택하는 확정급여형(DB) 수익률이 1%중반에 머물고 있어 물가상승률과 0.4% 정도의 수수료를 떼고 나면 원금을 까먹고 있는 실정이다.

14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의 DB 수익률은 1.4~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기조에서 누적수익률도 크게 낮아진 상태다.

신한은행의 최근 7년(2010~2016년) 누적수익률은 3.11%, 5년(2012~2016년)은 2.66%, 3년(2014~2016년)은 1.97%를 보였다. 지난해는 1.5%였다. 이 같은 수익률 곡선은 우리·KEB하나·KB국민·NH농협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비슷한 수준이다.

문제는 물가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수익률이 매우 저조하다는 점이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지난 2010년 3.0%, 2011년 4.0%, 2012년 2.2%, 2013년 1.3%, 2014년 1.3%, 2015년 0.7%를 보였다. 누적으로 계산했을 경우, 퇴직연금 수익률이 사실상 마이너스라는 의미다. 

직장인들은 퇴직연금의 원금 손실을 피하기 위해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주로 가입하고 있다. '원리금 보장형 상품'과 비교했을 때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의 적립금 비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하지만 1%대의 저금리 시대에 정기예금처럼 안정적인 투자로는 수익률을 올리기 힘든 구조다.

이같은 상황이 이어지자 10년 가까이 전체 퇴직연금 적립급의 70~80%를 유지하던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이 2015년 처음 70%대가 깨졌고, 지난해에는 68%를 기록했다.

대신, 확정기여형(DC)으로 퇴직연금이 쏠리고 있다. 기업이 직접 운용하는 DB보다 근로자 개개인이 운용하는 DC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DC형이라고 해도 시장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운용 능력이 있어 원금손실 가능성이 크지 않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오히려 큰 수익률이 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DB형 수익률이 바닥을 치자 소비자들의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퇴직연금 운용능력에 대한 불신과 낮은 수익률에 실망한 자금이 DC형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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