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준 전 美 의원 "한·미 피로 맺은 동맹, '트럼프 시대' 걱정말라"

김창준 전 미 연방 하원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트럼프 당선이 한국경제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열린 긴급세미나에 참석해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의 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미국의 한반도 정책기조도 변화가 예상된다. 정치권 안팎에서도 방위비분담 증액 요구,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선거운동 기간 중 그가 한 발언을 바탕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으며, 한미동맹은 여전히 공고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트럼프 당선을 일찌감치 예측했던, 아시아계 최초로 미국 하원의원에 당선돼 내리 3선을 했던 김창준 전 미 의원이다.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트럼프 당선'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긴급 세미나가 열렸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주도하는 연구모임인 '격차해소와 국민통합의 경제교실'이 주최한 것이다.

발표자로 나선 김창준 전 미 하원의원은 "트럼프가 당선될 거라고 했더니 전부 말이 되냐며 아무도 안 믿어서 할 수 없이 책을 썼다, 그런데 팔리질 않았다"고 웃으며 운을 뗐다.

그는 "이제는 트럼프를 옛날의 트럼프가 아닌 대통령으로 봐야 하며, 공화당의 정책을 봐야 한다"면서 "선거 때 공약을 그대로 이행하는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평균 8% 정도밖에 안 된다, 선거 때 발언으로 야단났다고 하지 말고 기다려보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전쟁 때 21개국이 우리나라에 와서 피를 흘리고 폐허가 된 대한민국을 도와줘서 지금 우리나라가 경제대국이 됐다"면서 "피로 맺은 동맹국 관계가 흔들리겠나"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주한미군 방위비용 부담을 가장 우려하는데, 2조원 중 우리는 1조원을 내면서 이미 반 이상 내고 있다"면서 "충분히 내고 있고 의논을 한 사안인데 어떻게 미군이 철수하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역사를 보면 공화당이 아닌 민주당에서 지미 카터 대통령이 주한미군을 철수하려 했고, 공화당 정권이 들어서면 항상 국방비를 늘려왔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그는 트럼프의 당선으로 북핵위기와 관련한 핵무장론 주장이 다시 불거지는 데 대해 "독립적으로 대한민국이 핵무장을 하자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한 유일한 나라가 북한인데 우리까지 탈퇴하자는 것인가"라고 반박했다.

FTA에 대해서도 그는 "4년간 논의해서 양 국회가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것인데 양쪽 다 이익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며 "미국은 의회정치다, 대통령이 힘이 있는 게 아니고 국회가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김 전 의원은 "트럼프가 나프타(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을 위해 중국을 공격하다보니 한국도 싸잡아 한 것일 뿐"이라고도 분석했다.

한편 그는 이날 '최순실 게이트'로 혼란한 정국에 관해 "이 사건을 잘 겪어야 우리나라가 강해진다"면서 "앞으로 이런 사태를 막으려면 부통령 제도를 도입해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선거 때부터 같이 뛰면서 파트너로서 일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