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옥죄기' 가속 페달 밟는 野, 민주당 '장외투쟁'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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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0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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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엄수된 고(故) 백남기 농민 영결식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도사를 읽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사태를 놓고, 야권이 박근혜 대통령의 2선 후퇴를 요구하며 투쟁 수위를 점차 높이고 있다. 

오는 12일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독자집회를 열기로 하며 '장외투쟁'에 나서기로 했고 이후 이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국민의당 역시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 지명철회 등의 조건을 내걸고 정권퇴진운동을 펼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선 상황이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12일 외부시민단체 등이 주도하는 민중총궐기대회에 맞춰 전국당원보고대회라는 이름으로 독자집회를 열기로 했다.

앞서 추 대표는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별도특검 ▲'최순실 사태' 국정조사 ▲김병준 교수 국무총리 내정 철회 ▲국회 추천 총리 수용 ▲대통령 2선 후퇴 등을 요구했다. 청와대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정권퇴진 운동'을 벌이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고(故) 백남기 농민 영결식에도 참석했다. 그러나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당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거리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광화문 광장이나 청계광장, 서울시청 앞 광장 등이 장소로 거론되며, 당 지도부와 전·현직 의원들을 비롯해 1만명 이상의 당원들이 집결할 전망이다.

집회에 앞서 민주당은 한 주동안 전국 각 시·도당별 보고대회 개최 등을 통해 여론전을 강화할 계획이다. 추미애 대표는 종교계를 시작으로 재야와 시민사회의 원로들과 릴레이 '시국 회동'을 이어가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상임고문단을 비롯한 당내 원로·중진 인사들과도 소통을 넓혀갈 계획이다.

기동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차원에서 국민적 분노와 불안에 대해 함께 할 수 있는 별도의 장외집회, 국민보고대회가 필요하다는 공통의 문제제기가 있었고, 그런 공감대 안에서 추진하는 것"이라며 "주중에라도 그런 부분을 해야한다는 강력한 요구들이 있어서 좀 더 중앙당 차원에서 조율해야 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당원은 물론 국회의원과 지구당 의원들의 참석은 기본"이라면서도 "아마 현실적으로는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중심으로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12일 국민보고대회를 토대로 전국 순회 장외집회가 열릴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재야 및 시민사회와의 연대를 통해 장외에서의 세 규합을 꾀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연대 수준은 상황을 봐 가면서 하는 식으로 수위 조절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본격적인 정권퇴진운동에 나섰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에 따라 12일 자체 집회에서는 촛불을 들지 않고, 자체 집회 후 열리는 민중총궐기대회에도 당 차원의 합류보다는 개별합류 쪽으로 가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국 혼란보다는 안정을 위해 본격적인 '하야투쟁'을 선언하는 상황이 오기 전까지는 일정한 '선'을 지켜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이 바탕에 깔렸다.
 

설훈·우원식·이인영·유은혜·기동민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이 6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국정에서 손 떼라!"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민주당 의원 47명 역시 지도부와는 별개로 움직인 것이라는 게 기 원내대변인의 설명이다.

이날 민주당의 설훈·우원식·유은혜·이인영 의원 등은 청와대 분수대 앞 광장에서 "국회가 합의할 국무총리에게 전권을 넘기고 국정에서 손을 떼겠다고 국민 앞에 즉각 천명할 것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강력히 촉구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이 든 플래카드에는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국정에서 손 떼라'고 쓰여있었다. 

국민의 당 역시 민주당과 비슷한 조건을 내걸었다. 김 총리 지명철회와 여야 3당 합의에 따른 거국중립내각(총리 협의) 구성, 별도 특검과 함께 대통령의 탈당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같은 제안을 하며 "조속히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민심대로 하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 3일에도 그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저는 국회가 가장 강력한 투쟁장소라고 생각하는 의회주의자"라면서도 "그러나 대통령이 자꾸 유인하면 모른다"고 '장외투쟁' 가능성에 대해 여지를 남겼다.

같은 당의 안철수 전 대표는 아예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며 자신의 SNS(사회관계망 서비스) 등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서명운동'에 나섰다. 표면적으로 당은 '신중론'을 내세우되, 일부 강경노선을 노출하며 청와대와 여권을 향한 경고의 뜻을 놓지 않겠다는 투트랙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의당은 일찌감치 '대통령 하야'로 당론을 정하고 행동에 들어갔으며, 심상정 대표는 지난 4일 각 정당과 정치 지도자, 시민단체, 국민이 참여하는 '범국민 대책기구' 수립을 제안했다. 심 대표는 현재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을 차례로 면담하며 꽉 막힌 정국을 해소하기 위한 논의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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