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쓰레기 혁명 1번지 '세종' 현실화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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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18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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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토론회 과정 중 드러난 불편한 진실, 음식물 쓰레기 부과금 전국 최저 수준… 처리 시스템도 후진적 수준

  • 종량제 봉투 값 현실화 공감대… 시민의식 개선 교육과 처리 시스템 개선 시급

 ▲ 사진= 세종시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처리에 대한 평가와 개선, 시민토론회가 진행중이다.


아주경제 김기완 기자 = 세종지역의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시행 일 년을 넘어섰다. 지난 2012년 세종시가 출범한 것을 고려하면 매우 늦은 도입이라는 평가다. 이 과정에서 음식물 쓰레기 처리 시스템은 많은 문제를 노출시켰고, 소각장 용량 부족과 악취, 일반과 음식물 혼입 쓰레기 양산, 신도시 자동크린넷의 효용성 논란, 이동과 처리, 자원화 등 마지막 단계의 후진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지역 사회에서 음식물 등 쓰레기 처리와 자원화에 깊이 있는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 결과로 평가됐다. 신도시 건설 사업과 팽창에만 열을 올린 자화상이라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종시민들이 머리를 맞댔다.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시행 1년 평가와 개선을 위한 시민토론회가 17일 오후3시 조치원읍 세종시청 별관 사무실에서 열렸다. 이 토론회는 시민과 언론, 학자, 행정 등이 참여해 음식물 쓰레기 배출과 처리 시스템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방안을 논의했다.

◈ '음식문화 혁명 1번지' 세종을 기대한다… "모범 창출이 가능한 국책사업 신도시"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의 성과와 향후 과제의 발제를 맡은 정승헌 건국대학교 교수는 "세종시에서 음식문화 혁명을 기대한다"며 "시민운동이 일어나서 대한민국 1번지이자 모범적인 음식문화가 자리 잡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이 분야 최고의 전문가로 국내에 잘 알려진 인물이다.

이우원 세종시 환경정책과장은 '세종시 생활폐기물 배출 현주소와 앞으로 관리방향'을 소개했다. 이어 김경중 풀꿈환경재단 사무처장과 박창재 세종환경운동연합(준) 사무처장, 송미경 주부, 김경락 삶과환경 대표가 지정토론자로서 자리에 참석해 의견을 교환했다.

주부 장기선씨와 이순열 세종시 그린리더협의회장 등도 이날 자리에 나와 자신 만의 견해를 표출했다. 무엇보다 세종시가 국책사업으로 진행하는 신도시 특성상 음식물 등을 포함한 폐기물 처리와 자원화에 가장 모범적인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가능성에는 그 누구도 물음표를 달지 않았다.

◈ 세종시 음식물류 폐기물 발생 현주소는?
이날 시가 제공한 자료를 살펴보면 시민 1인당 음식물류 폐기물 발생량은 지난달 기준 일일 103g이다. 지난 2013년 87g보다 16g 늘어났다. 일반쓰레기 봉투에 혼합 배출하는 양을 포함하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단, 전체 발생량은 각 가정과 함께 식당가를 포함한 수치인 만큼, 최근 3년 사이 시민들의 음식류류 폐기물 발생량이 많아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

이상점 세종 YMCA 사무총장은 "이제 세종시는 종량제 시행 1년을 맞이했다. 원도시 일반주택가의 음식물 쓰레기 중 절반 이상(일반쓰레기와 혼입)은 고양이에게 맡겨져 있는 현실"이라며 "특별자치시 위상에 걸맞은 시민의식 개선과 행정 시스템 보완이 뒤따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 종량제 봉투 가격 현실화 공감대 확산… "많이 버린 사람이 많이 부담해야"
각 가정의 음식물류 폐기물 발생량 증감 여부를 떠나 종량제 봉투 가격의 현실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우선 세종지역 종량제 봉투 가격 자체가 타 시‧도에 비해 턱없이 낮다. 정부가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주민 부담률은 40%인데 세종시는 14.2%에 머물고 있다. 주민 부담률은 종량제 봉투 판매수입을 수집‧운반‧처리비용으로 나눠 산출한 수치다.

현재 세종시의 종량제 봉투 값은 ▲100리터 1800원 ▲50리터 900원 ▲30리터 510원 ▲20리터 340원 ▲10리터 170원 ▲5리터 80원 ▲3리터 50원 ▲2리터 40원으로 전국 최저 수준이다. 20리터 기준으로 보면, 경남 양산시(950원)와 경기 의왕시와 전북 익산‧전주시(각 800원), 인천 남동구(750원), 경기 남양주시(740원), 경남 창원시(700원) 등보다 2배 이상 낮다. 이는 지난 2003년 옛 연기군 시절 21.4% 인상 이후 변화가 없었던 것이다.

타 시‧도와 단순 가격차를 떠나 "많이 버린 사람이 많이 부담한다"는 배출자 부담 원칙이 이제는 보편화돼야 한다는 게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의 공통된 인식으로 나타났다.

주부 송미경(조치원읍)씨는 "지난 8월 관리비 내역을 보니, 우리 아파트(1000여 세대) 1가구당 쓰레기 수수료가 670원 꼴이었다"며 "버리는 만큼 비용을 부담하는 게 당연하다. 그래야 더욱 의식적으로 줄이려는 노력이 이어질 것 같다"는 의견을 보였다.

또, 정승헌 교수는 "각 가정이 매월 쓰레기 처리에 부담하는 비용이 커피 한 잔 값에도 못 미치고 있다. 굉장히 잘못된 행정"이라며 "리터당 210원 이상은 받아야한다. 적게 부과하는 만큼, 세금이 엉뚱하게 쓰이게 되는 꼴"이라고 강조했다.

오늘 토론회에서 종량제 봉투가격 등에 누진제를 적용해야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경락 삶과환경(청주 소재) 대표는 "더 나아가 징벌적 수준의 요금제를 만들어야 한다"며 "쓰레기 발생량을 줄인 사람들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도 당연히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세종시 의뢰로 이와 관련한 용역을 진행한 한국산업관계연구원은 현재 요금보다 2017년 25%, 2018년 50%, 2019년 75%, 2020년 100%까지 인상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시는 빠르면 내년 상반기, 늦어도 내년 말까지 이 같은 안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안이 현실화할 경우, 당장 내년부터 100리터 봉투 값은 2250원으로 450원 올라가고, 2리터와 3리터는 각각 10원씩 높아진다.

◈ 봉투 값 인상만으론 해법 안 돼… 처리 시스템과 시민의식 대변혁 절실
이날 참가자들은 종량제 봉투가격 인상에 전반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세종시 쓰레기 처리 시스템의 효율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무게를 실었다. 전혀 다른 환경에 놓인 읍·면지역 원도시와 동지역 신도시가 도농복합으로 세종시를 구성하고 있는데서 비롯한 어려움은 분명했다.

실제 세종시의 생활폐기물 수거체계를 살펴보면 대단히 복잡다단했다. 시 담당자들 조차도 업무 전반을 혼동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을 정도였다.

1권역(전의‧전동‧소정)과 2권역(연기‧연서‧연동) 생활폐기물은 대행업소 3곳에서 분담해 수거하고 있고, 조치원읍과 부강‧금남‧장군면, 동지역의 경우 환경미화원 65명 등이 직영체제로 생활폐기물을 수집‧운반하고 있다.

음식물류 폐기물의 경우, 공동주택 20세대 이상 전 지역은 대행업소 3곳에서 맡고 있고 전의‧전동‧연서‧연기‧소정의 음식물은 환경미화원들의 문전 수거로 옮겨지고 있고, 신도시 동지역 음식물은 자동집하시설 4개소의 수집관로(119km)로 이동해 처리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원도시에서는 ▲일반과 음식물 쓰레기 혼입 ▲지난해 무상 제공한 음식물 전용 수거용기의 낮은 사용률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 신도시에선 자동집하시설(자동크린넷)로 일반과 음식물 쓰레기가 하나의 관로를 통해 이동되고 각종 폐기물 처리시설로 인해 악취가 발생하는 문제가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세종시 전반의 폐기물 처리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가동되지 않는 단면을 노출하고 있는 것.

최근에는 세종시 유일의 소각시설인 전동면(최대 45톤)의 최대 용량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폐기물 처리 시스템의 난맥상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신도시 내 대형폐기물과 폐합성 수지류가 급증한 데 따른 현상이다.

읍·면지역 음식물 쓰레기 일부는 새벽 시간대 신도시 가람동 음식물 바이오가스화시설로 옮겨지면서 악취를 발생시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2년 세종시 출범 전‧후 행복청 및 LH와 유기적인 폐기물 처리 시스템 구축을 심도있게 협의하지 못하면서 각종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순열(아름동) 세종시그린리더 협의회장은 "쓰레기 처리 담당자를 만나보면 모든 문제의 책임을 시민에게 돌리고 있어서 당황스럽다"며 "쓰레기 이동과 처리, 자원화 전반을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 아이들의 미래 환경교육의 장으로써도 유효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박병남(첫마을 6단지)씨도 "행복청과 LH가 전반 페기물 처리 시설을 잘못 설치했다고 보여진다. LH가 시설보완에 나서야하는 건 당연하다"며 "앞으로 자동크린넷의 관로도 음식물이든 일반이든 하나의 통로가 됐으면 한다"고 제언했다.

더불어 체계적인 시민 교육의 장을 마련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높였다. 그는 "쓰레기 처리에 대한 시민 맞춤형 교육이 진행됐으면 좋겠다. 캠페인도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경락 대표는 "주민들과 시민의식이 문제라는 지적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것으로 몰아가면 공공행정 서비스 기관들은 아무 책임이 없어진다"며 "시민의식은 변화할 수 있다. 어떻게 체계를 만들어 가야할 지 고민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 주기적 만남과 포럼 등 공론화 과정 필요… 국내‧외 모범사례 벤치마킹도 강화
시민토론회를 계기로 쓰레기 자원화 등과 관련한 공론화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경중 처장은 "청주지역에서는 청주자원순환포럼이 자발적 기구로 결성돼 청주를 자원 순환도시로 만들기위한 노력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며 "세종시에도 대안 찾기와 다양한 담론을 담아낼 거버넌스 기구를 적극적으로 운영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박창재 사무처장도 "자원순환포럼, 음식물 포럼 등을 만들어가야겠다. 세종이 1인당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에서 전국 최소가 됐으면 한다"며 "쓰레기를 이동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변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 사진= 정승헌 건국대학교 교수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쓰레기 처리시설 등의 지하화로 지상 자체를 하나의 공원으로 승화하고 주변에 쇼핑몰과 아파트 단지까지 경기도 하남의 소각장을 비롯해, 아산의 친환경에너지 타운 등에서 세종시의 미래를 조망해야한다는 비전도 제시됐다.

정승헌 교수는 "음식물 쓰레기란 일상어와 관련 법상 음식물류 폐기물 용어를 재정립할 필요도 있다. 쓰레기라 하니 너무 함부로 취급하게 된다"면서 "식품 순환자원 등 시민의식 변화도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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