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의 재계 대표가 이끈 55년… 역대 전경련 회장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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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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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경련 홈페이지]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전국경제인연합(이하 전경련) 회장은 흔히 ‘재계 총리’로 불리며, 지난 55년간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대기업 총수 14명이 이름을 올렸다.

전경련 회장은 재계의 불화나 정치권과의 관계를 조정해야 하는 어려운 자리로 알려졌다. 비상근이라 월급은 물론이고 판공비도 없으며, 오히려 회장이기 때문에 전경련에 회비나 기부금을 더 많이 낸다. 또한 전경련 회장은 재계 정책을 우선적으로 대변하기 때문에 해당 그룹은 사업 추진에 상당 부분 제한을 받을 수 없으므로, 선출 때마다 총수들이 고사하는 등 매번 상당한 진통을 거쳐야 했다.

임기 2년으로 무제한 연임할 수 있는 전경련 회장은 이병철·구자경·손길승 회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2차례 이상 연임했다. 김용완 회장과 정주영 회장은 각각 10년 장수 기록을 갖고 있다.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자리도 아니고, 하기 싫다고 안할 수 있는 자리다”라는 말은 그래서 나온 것이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사진=아주경제 DB]


이병철 초대 회장은 경제 재건을 위해 민간 외자도입 교섭단을 미국과 유럽지역에 파견해 민간경제협력의 첫 장을 열었다. 또한 그는 전경련에 사무국 직원 공채제도를 도입에 조직의 기틀을 닦는데도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개성상인 출신으로 2~3대 회장을 맡은 이정림 대한유화 회장은 경제 재건과정에서 소외됐던 기업인들을 적극 유치해 외연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울산공단과 구로공단 설립을 건의하는 등 정책건의에도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

전경련과 정치권의 밀월관계는 4, 5, 9~12대 회장을 맡은 김용완 경방 회장 취임부터 시작됐다. 그는 10년간 회장을 맡으며 최장기 재임 기록을 새웠으나 연임을 피하기 위해 회장으로 추대된 다음에도 한 달 이상 자택에 머물며 버티기도 했다.

홍재선 쌍용양회 회장(6~8대)은 비 오너 출신이자 금융전문가이자 전문경영인으로 첫 전경련 회장에 오른 인물이다. 그는 종합무역상사 설립을 정부에 건의해 한국을 수출 주도형 경제의 전환을 이끈 것으로 평가된다.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13~17대)이 재임한 10년 기간은 전경련의 전성기로 불린다. 그는 재임 도중 숙원사업인 전경련 회관을 완성시켰으며, 재계의 힘을 결집해 88서울올림픽 유치라는 대성과를 이뤄냈다. 숙원사업이던 여의도 전경련 회관을 건립했다.

구자경 LG그룹 회장(18대)은 전국적인 노사분규로 전경련이 집중 비난을 받던 1987년 회장에 취임했다. 당시 그는 오너로써 전경련을 이끌어 가는데 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회자된다. 정주영 회장의 부탁으로 회장직을 맡은 그는 “2년만 하겠다”던 약속대로 단임으로 임기를 마쳤다.

국무총리를 지낸 유창순 회장(19, 20대)은 전경련 역사상 유일한 관료출신 회장이다. 관(官) 출신답게 정부와의 원만한 관계를 정립해 나갔다는 평가다.

김영삼(YS)정부 출범과 함께 취임한 최종현 SK그룹 회장(21, 23대)은 정부와의 마찰에도 재계의 목소리를 대변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관료들과의 잦은 마찰에도 재계를 대변하면서 수모를 겪기도 했지만 그의 ‘세계화를 통한 국가 경쟁력 강화’와 ‘규제개혁’ 주장은 기업인들의 인식 개선으로 이어져 높은 평가를 받는다.

김대중(DJ) 정권에서 전경련을 이끈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24, 25대)은 왕성한 활동으로 전경련을 재계의 중심으로 재부상시켰다. 하지만 대우그룹 해체라는 치명타응 입으면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스스로 물러난 첫 불명예 사례가 됐다.

김각중 경방 회장(26, 27대)은 김용환 회장의 아들로 2대에 걸쳐 회장을 맡은 첫 인물이다. 부친이 보여온 대정부 활동보다는 흐트러졌던 재계 분위기를 다잡는데에 주력했다.

손길승 SK그룹 회장(28대)은 비오너 중에서는 세 번째, 전문경영인으로는 두 번째 전경련 회장에 취임했으나 9개월을 채우지 못한 채 중도하차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노무현 정부시절 회장을 맡은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29, 30대)은 전경련과 재벌개혁에 가치를 둔 정부와의 대립이 최고조일 당시 회장에 취임했다. 그는 시장경제 원칙을 바탕으로 재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데 주력한 인물로 꼽힌다.

조석래 회장(31, 32대)은 강신호 회장의 3연임 시도에 불만을 품은 회장단 오너들의 반발 등 창설이래 가장 큰 위기를 겪고 자리에 올랐다. 그는 취임 후 조직 재정비와 더불어 낡은 여의도 전경련 회관의 신축을 추진했으며 G20 정상회담 기간 열린 비즈니스 서밋의 성공적인 개최에 큰 역할을 했다.

현재 회장직을 맡고 있는 허창수 회장(33, 34, 35대)은 10대그룹에 속한 오너(2011년 기준 재계 서열 7위)로써 전경련의 위상을 다시 세운 인물로 평가받는다. 다만 연임이 거듭될수록 대한상의에 밀려 조직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어버이연합, 미르재단 등 각종 구설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식물 회장’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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