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임금 문제로 매년 ‘몸살’…‘勞-勞 갈등’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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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8-0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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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봉철·이소현 기자 = '여름 휴가 직후부터 추석 연휴 전까지.' 임금 및 단체협상으로 우리나라 산업계의 노사갈등이 가장 뜨거운 시기다.

특히 올해는 '강성노조'로 불리는 조선, 자동차 외에 항공과 정유업종까지 노사간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대외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자칫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국내 산업계의 경쟁력은 극도로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여름휴가 전 임단협을 타결한 기업은 쌍용자동차가 유일하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한국GM, 르노삼성 등은 이번 주부터 임단협 타결을 위한 노사간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현대차 노사는 여름휴가 기간에도 실무교섭을 진행했으며 이를 토대로 15차 본교섭을 재개할 예정이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총 5차례에 걸쳐 부분파업을 단행, 차량 1만8200대의 생산 차질을 빚어 약 4200억원의 손실을 끼친 바 있다.

기아차 노조는 이날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기아차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난달 22일 금속노조 총파업에 참여해 불법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국GM 노사는 지난 4월 26일 상견례 이후 무려 22차례 교섭에 나섰지만 합의점을 찾는데는 실패했다.

일부 자동차 부품업계도 임금협상에 대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직장폐쇄까지 단행하는 등 ‘강대 강’ 대치를 벌이고 있다. 현대.기아차에 공조장치를 납품하는 갑을오토텍은 14일째 직장폐쇄 중이다.

고강도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조선업계 노조는 생계 문제가 걸린 고용 보장을 요구하며 2차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STX조선해양 노조는 이날 상경집회에 나서며 파업의 포문을 열었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STX조선 지회는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영회계법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인위적인 구조조정 방침 철회를 촉구했다.
노조는 STX조선해양의 회생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인력감축이 필요하다는 한영회계법인의 지적에 반발하고 있다.

한영회계법인은 지난달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한 STX조선 실사 중간보고서를 통해 계속기업가치(1조2635억원)가 청산가치(9473억원)보다 높다고 판단했으나, 이를 위해서는 현재보다 인건비를 50% 줄이고 생산설비를 제외한 비핵심자산을 전부 매각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내걸었다.

이에 따라 STX조선은 생산직과 사무직을 합해 총 750여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동안 정년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직원 위주로 100여명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도 노사간 갈등을 빚고 있다. 임금인상, 승진누락 및 직위강등 문제로 사측과 갈등을 빚고 있는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이날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비리와 회사의 탈세 의혹을 철저하게 수사해 달라며 국세청 앞에서 거리시위를 진행했다.
조종사 노조가 회사가 아닌 외부 기관 앞에서 시위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대한항공 일반 노조가 조종사 노조의 행보를 비판하고 나서면서 대한항공은 ‘노-노 갈등’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노사간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이라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근거없이 의혹을 남발하는 등 회사에 위해를 가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등 국내 주요 정유업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린만큼 노사간 입장차가 큰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일 1차 본교섭을 진행했으며, GS칼텍스는 오는 24일께 1차 교섭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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