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 뒤늦은 임의탈퇴 처분…‘강정호 스캔들’과 다른 kt의 아마추어 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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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1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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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행위로 임의탈퇴 처분을 받은 kt 위즈 김상현.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프로야구에서 또 성추문 파문이 터졌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성폭행 혐의 논란에 이어 KBO리그 베테랑 내야수 김상현(36·kt 위즈)이 대낮 길거리 음란행위로 경찰에 붙잡혔다.

두 사건은 성추문으로 같은 선상에 있으나 두 선수의 소속 구단 대처 방식에는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명백한 차이가 있다.

지난 12일 전북 익산경찰서에 따르면 김상현은 지난달 16일 오후 4시50분께 전북 익산 시내에서 길을 지나는 20대 여성을 보며 차 안에서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은 공연음란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과 함께 검찰에 송치했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의 현역 프로야구 선수가 저지른 수치스러운 범죄고, 망신이다. 김상현은 경찰 조사 결과에 따른 죄 값을 치러야 한다. 또 소속 구단과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처분에 따라 향후 선수생명 위기에 직면했다.

문제는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김상현의 소속 구단인 kt다. 대처 방식은 여전히 아마추어였다.

kt는 김상현의 성추문 언론 보도가 나온 날 넥센 히어로즈와의 수원 홈경기에 정상적으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7번 타자 1루수로 나선 김상현은 한 타석에 들어섰고, 수비도 소화했다. 그리고는 4회초 수비 때 갑작스럽게 교체됐다.

김상현의 음란행위 관련 언론 보도가 나온 직후다.

kt는 김상현이 저지른 범죄 사실을 경기 전 알고 있었다. kt 구단에 따르면 김상현이 이날 경기에 앞서 이 사실을 통보했다. 그런데도 아무렇지 않게 김상현을 경기에 출전시켰다. 조범현 kt 감독이 이런 심각한 사건을 몰랐다는 것은 더욱 놀랄 일이다.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강정호의 ‘성폭행 스캔들’과 관련한 피츠버그 구단의 대처 방식과는 차이가 크다.

강정호도 성추문 이후 정상적으로 경기에 나섰다. 시카고 경찰은 신고 여성의 주장을 토대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 강정호는 혐의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이 때문에 무죄추정의 기본 원칙에 따라 피츠버그 구단도 강정호에게 어떤 징계도 내리지 않았다.

그러나 김상현은 이미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 kt 구단도 이 사실을 인지한 상태였다. 김상현의 뻔뻔한 경기 출전은 팬들을 기만한 대처다. 언론 보도가 나온 뒤 세상이 시끄러워지자 슬쩍 김상현을 경기에서 뺐다. 이런 촌극이 없다.

kt는 벌써 장성우, 장시환, 오정복 등 수차례 추잡한 사건사고를 경험했다. 선수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보다 사후 kt 구단의 선수관리 시스템에 심각한 물음표가 붙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한 신생 구단의 아마추어 행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kt는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자 뒤늦은 13일 김상현의 임의탈퇴 징계를 공식 발표했다.

kt 구단은 “프로야구 선수로서 품위를 손상시키고 구단 이미지를 훼손시켰기 때문에 중징계인 임의탈퇴를 결정했다”며 “김상현 선수도 구단의 임의탈퇴 결정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김준교 kt 사장은 “소속 선수가 불미스러운 일을 저질러 대단히 송구하다”고 사과하고 “프로야구 선수로서 부정행위 또는 품위 손상 행위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원-아웃(One-Out) 제도를 적용해 엄중하게 징계하는 한편 선수들이 야구장과 사회생활에서 프로야구 선수로서 책임감을 다할 수 있도록 교육과 상담 등 제반 조치를 더욱 강화해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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