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관타오 전 中 외환관리국 국제수지사 사장 "신창타이 중국, 개혁·혁신으로 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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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06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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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성장률 '위기' 아니다, 위안화 환율도 안정

  • 중국 금융시장, '공급 측 개혁'으로 활로

 

관타오 전 중국 외환관리국 국제수지사 사장은 최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신창타이에 진입한 중국에는 많은 기회가 있고 환율도 안정적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미성숙한 금융시장은 '공급 측 개혁'으로 활로를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경제가 변하고 있다. 두 자릿수 초고속 성장시대는 물론 바오치(保七 7%대 성장률 유지) 시대도 막을 내렸다. 증시는 요동치고 외화 유출의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이에 중국 경제 ‘경착륙’ 가능성이 제기되고 세계는 불안한 시선으로 중국을 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외환, 금융분야 전문가인 관타오(管濤) 전 외환관리국 국제수지사(司·국)는 중국 경제와 현재와 미래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중국 경제 상황은 여전히 '안정적'이며, 중간에 난관은 있을 수 있지만 이 역시 개혁과 혁신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아주경제가 주최한 ‘2016 아·태 금융포럼’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관 전 사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감이 없으면 반드시 진다, 물론 자신감이 있다고 반드시 이기는 것은 아니다(没有信心一定会输,有信心不一定会胜)”는 말로 중국 경제 연착륙에 대한 확신을 에둘러 표현했다.

그는 "중국 경제를 낙관하는 명백한 이유가 있다, 하지만 맹목적 낙관이 아닌 경계와 위기의식, 대비의 마음을 갖춘 낙관”이라며 “중국 경제는 순항 중이고 각종 문제와 장애물을 극복할 방안도 갖추고 있다. 과감한 결단과 용기가 필요한 시기”라고 덧붙였다.

우선 시장 일각에서 “중국 성장률이 25년이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성장률 둔화가 마치 중국 경제의 위기인 것처럼 목소리를 높이는 것에 대해 "이는 실정과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일침했다. 지난해 6.9%로 바오치 시대가 막을 내렸고 중국 경제 성장률 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합리적 수준의 '둔화'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두 자릿수 고속성장을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고 여전히 중국 성장률은 선진국이나 다른 국가와 비교해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관 전 사장은 중국 경제는 '신창타이(뉴노멀 중고속 중속성장) 단계에 진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직면한 난제가 증가한 것 새로운 성장단계 진입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관 전 사장은 “초고속 성장기에도 경제 불균형, 불안정, 지속불가능 등의 심각한 문제가 등장했었다”며 “최근 중국 경제를 둘러싼 변수가 늘고, 불확실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신창타이가 내포한 기회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안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중국 당국이 강조하는 '혁신'과 '개혁'도 새로운 성장의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 전 사장은 2013년 중국에서 처음 ‘신창타이’라는 용어가 등장했을 당시, 신창타이는 △경제성장률 둔화기△ 구조전환기 △ 경기부양책 소화기의 ‘3기중첩’으로 이해됐다고 소개했다.

2014년 11월 아·태 경제협력체(APEC)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이 신창타이의 의미를 한 단계 더 확장했다. 신창타이의 '3가지 특징과 4가지 기회'를 언급한 것이다.

3가지 특징은 △ 고속성장의 중·고속 성장 전환 △ 투자와 수출 중심 경제성장동력의 소비로의 전환 △ 경제성장 핵심산업의 2차 산업에서 3차 산업으로 전환을 말한다. 4가지 기회는 △ 광활하고 잠재력이 큰 중국 시장 △ 경제성장동력의 다원화 △ 지속 가능한 형태로의 경제구조 전환 △ 정부 행정권한 축소 및 절차 간소화 등에서 나온다.

관 전 사장은 "텐센트, 알리바바 등 최근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 중국 IT 기업의 급성장 배경에는 중국의 방대한 시장"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크고 막대한 잠재력을 가진 중국 시장은 수 많은 기업에 도약의 기회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제조업은 산업 선진화, 첨단화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고, 기술개발과 혁신 등을 통해 신흥산업도 빠르게 시장을 키울 수 있다. 중국 당국의 제조업 선진화 전략인 '중국제조 2025'와 창업을 장려하는 '만중혁신, 대중창업' 등도 이를 지원한다.

관 전 사장은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 지속 가능성 등에 대한 시장 우려도 과장된 측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우선 위안화가 크게 절하됐다는 논조 자체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선진국 통화 등과 비교해 절하폭이나 변동폭이 여전히 낮아 기본적으로 안정된 상태라는 판단이다. 이와 함께 위안화 환율이 중·장기적으로는 강세 기조를, 단기적으로는 다소 변동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안정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관 전 사장은 “중국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개발도상국, 신흥경제체로 앞으로 초고속 성장은 아니더라도 6~7%의 상당히 높은 수준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성장잠재력도 막대해 환율 강세기조를 지탱할 단단한 펀더멘털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크다는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환율이 위·아래로 요동치는 것은 환율의 기본 특성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환율 절하를 통한 수출 안정도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중국 수출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세계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1% 포인트 확대됐다"면서 "이를 두고 수출입 상황이 악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중국은 경쟁적인 환율절하, 이른바 화폐전쟁에 동참할 뜻이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해는 중국 경제를 둘러싼 국내외 불확실성 요소가 급증하면서 변동폭이 다소 컸지만 올해는 중국 경제가 안정을 찾고 있고 최근 당국이 ‘공급 측 개혁’, 총 수요 확대 등 실효성 있는 정책을 내놓고 힘을 쏟고 있어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시장 일각의 환율 안정을 위해 인민은행의 유동성 공급이 주춤할 수 있지 않겠냐는 관측에 대해서는 "인민은행의 통화정책 운용의 최우선 고려대상은 중국 경제 등 대내 안정이지 환율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대외적 안정을 위해 대내 안정을 희생하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또, "최근 인민은행의 유동성 공급이 지난해에 비해 다소 신중하지만 2월 말 지급준비율을 인하했고, 각종 시장수단을 통해 유동성 공급을 지속하고 있다"며 "이는 대내적 상황을 우선시해 기존의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명확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물론 통화정책을 남발하는 일도 당연히 없다고 강조했다. 유동성 과잉이 환리스크 증가, 금융시장 변동성 증가, 자산버블 확대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음을 중국 당국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관 전 사장은 당국이 금융시장 구조조정과 개혁을 추진하는 동시에 경기부양책과 통화정책의 적절한 혼용으로 정책 효율성을 높이는데 주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증시가 급등락을 보이며 요동친 것은 중국 금융시장 체계가 불완전하고 시장도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금융시장의 '공급 측 개혁'을 제시했다. 금융시장의 공급 측 개혁이란 금융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하는 금융기관과 금융상품, 금융시장, 금융통제와 단속 등 금융 공급 분야의 개혁과 혁신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 금융기관의 다양화 △ 상업형 금융기관과 정책형 금융기관의 조화로운 발전 △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효율적 추진 △금융시장 당국 권한 축소와 각종 진입 절차 간소화 △ 거래제도 개선 △ 주식발행 허가제의 신중한 등록제 전환 △ 다양한 채권 상품 개발 △ 직접금융 시장 조성 및 확대 △투자자·거래 보호 역량 강화 등을 언급했다.

▲관타오 전 외환관리국 국제수지사 사장은

중국의 손꼽히는 외환 관련 전문가로 중국 외환관리국 정책연구, 통계부를 거쳐 종합사 부사장, 국제수지사 사장을 역임하며 실력을 닦았다. 지난해 7월 퇴직 후 중국 최고 금융경제학자 40인이 모여 발족한 비관영 학술단체 ‘중국금융40인 포럼’의 수석연구위원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총리 주관 전문가 자문회의,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인민은행 등 주요기관 전문가 회의에서 정책결정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이 외에 중국 금융학회 상무이사, 국제금융학회 이사, 세계 경제학회 상무이사직도 맡고 있다. 1992년 중국 우한(武漢)대학교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했고 1998년 호주국립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4년에는 베이징사범대에서 경제학 박사 과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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