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회 "해군은 우리도 다 죽이고 마을을 가져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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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3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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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기지 반대운동을 펼쳐온 강정마을회 주민들이 30일 제주도청 앞에서 해군의 구상권 청구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아주경제 진순현 기자= 해군이 강정마을 주민들과 해군기지 반대운동단체들을 대상으로 무려 34억원의 구상권 청구를 제기한 가운데 강정마을회는 땅과 바다를 강제로 빼앗은 것이나 다를 바 없는 해군이 수억원이 넘는 벌금폭탄마저 떠안겼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강정마을회는 30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정 주민들이 무슨 죄를 지었느냐”며 “해군은 강정 주민 다 죽이고 마을마저 가져가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강정마을회는 “해군기지를 막지는 못했지만 농사꾼으로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구상권을 청구해 마음이 아프다”며 “또다시 이런 사태에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다. 우리 마을주민들은 평화운동가가 아니라 농사꾼으로 조용히 살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해군은 공사가 지연된 손해를 강정주민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했는데 해군이 삼성에 물어준 손해액이 237억원이다. 이 중 해군이 강정마을회와 주민들, 그리고 강정 주민들과 함께 반대했던 시민사회단체나 활동가에게 물리겠다는 금액은 34억5000만원가량”이라며 “그렇다면 나머지 238억5000만원은 볼라벤 태풍에 의해 파괴된 케이슨과 제주도정이 공사중지를 명해서 발생한 피해 및 화순지역에 민원이 발생해 소요된 액수일 것”이라며 그중 가장 큰 부분은 제주도정이 내린 공사중지 명령 때문에 발생한 손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준공식까지 초청 받은 제주도지사가 오죽했으면 9차례나 공사중지 명령을 내리고 공사 중단을 위한 청문회까지 개최했겠냐”며 “그러나 해군은 공사 지연의 가장 큰 요인인 태풍과 제주도정은 아무 언급 없이 가장 힘없는 강정주민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해군이 강정마을회와 강정주민들에게 이렇게 구상권 청구를 하는 것이 과연 상생하는 방법인가. 이제까지 실컷 두들겨팼으면 치료는 못해줄 망정 건드리지 않는 양심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하며 울분을 터뜨렸다.

이들은 “처음부터 절차를 준수하고 주민들을 설득하는 방법으로 사업을 했으면 이렇게 사업기간이 오래 걸리지도 않고, 애초에 이러한 사단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처음부터 길을 잘못 든 것은 해군이었다”고 따졌다.

이어 “해군은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유발된 모든 결과에 대해 강정마을 주민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며 “제주도민들이 판단을 해주시고 심판관이 되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부디 제주도의 미래를 위해, 대한민국이 건강하고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가 되기 위해서라도 제주도민들과 국회의원 후보들, 원희룡 제주지사, 제주도의회 등 각계각층의 사회원로들께서는 강정주민들의 눈물을 외면하지 마시고 저희 목소리에 귀기울여 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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