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식량위기-상] 2020년 곡물생산 20% 감소…식량 '빈익빈 부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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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2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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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곡물은 인류가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생명을 유지시켜주는 '식량'이다. 농업 기술의 발전으로 인류는 충분한 식량 공급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인구 증가, 기후변화 등으로 식량 부족현상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가뭄, 태풍, 홍수 등 이상기온현상이 잦아지면서 2020년이면 곡물수확량은 17%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사료용·바이오 에너지용으로 쓰이는 곡물 소비가 늘면서 국가간 식량 '빈익빈 부익부'현상은 뚜렷해졌다. 현재 34개국은 국민을 먹여살릴 충분한 식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육지도 바다도 뜨거워진다…2020년 곡물 생산 17% 감소
28일 농촌진흥청, 국립수산과학원 등에 따르면 지난 100년간 우리나라는 세계 평균기온(0.7℃)보다 2배 정도가 높은 1.5℃가 상승했다. 과학자들은 지구 온도가 2도 이상 상승하면 기상 이변으로 가뭄과 홍수, 사막화, 극지방 빙하량의 감소, 해수면 상승, 대기근, 일부 동식물 멸종 등의 재앙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오는 2099년이면 현재보다 평균기온 6~7℃, 강수량 20% 이상이 증가할 것이란 예측이 있다. 최근 유엔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지구의 온도가 2도 또는 그 이상 올라가면 생물 가운데 20~70%가 멸종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등에 따르면 현재의 식량위기는 1970년대 초의 상황보다 훨씬 심각하며 더욱 장기화할 것으로 봤다. 기후변화로 2020년까지 곡물수확량이 6분의1 정도 감소하며, 2040년이면 식량부족 현상이 지금보다 3배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70억명인 세계 인구는 2050년 90억 명에 이른다. 이들을 먹여살리려면 곡물 생산량은 60% 이상 증가해야 하지만 기후변화가 이를 가로막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있다. 세계 식량 생산은 극단적인 기후이변으로 옥수수, 대두, 밀, 쌀 등 4대 작물 생산량이 많은 북·남미, 아시아에 가장 급격한 감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식량위기는 아프리카 지역의 빈곤국에서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식량 '빈익빈 부익부' 현상 뚜렷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현재 세계에서 생산되는 곡물의 양을 세계 인구 70억명으로 나누면 한 사람에게 매일 1kg의 곡물을 분배할 수 있다고 한다. 1kg의 곡물은 약 3000kcal 이상의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 세계의 식량 생산량은 현재의 인구를 먹이기에 충분한 양이다. 

그러나 세계인구의 11%는 굶주리고 있다. IFPRI가 발표한 '세계기아지수 2015'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7억9500만명이 기아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가운데 만 5세 이하 유아는 25%(1억6100만명)가 만성 영양결핍으로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영양실조와 굶주림 문제는 아프리카 등 개도국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중대 과제다. 

반면, 선진국에서는 식량이 남아돈다. 더군다나 고기를 얻기 위해 식량의 대부분을 사료로 사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1kg의 고기를 얻기 위해서는 약 8kg의 곡물 사료와 물 617ℓ가 필요하다. 영국의 채텀하우스 등이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세계의 농토 약 3분의 1이 동물사료 재배에 사용되고 있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이 생산하는 밀의 45%는 사료로 쓰인다.
 
◆국민이 굶어죽는 나라 34곳
외국의 식량 원조에 의존해야 하는 국가가 지난해 33개국에서 올해 34개국으로 늘었다. 이는 엘니뇨 등 이상기온이 한몫했다. 

FAO가 발표한 '곡물 수확 전망 및 식량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엘니뇨로 인한 가뭄으로 올해 아프리카 남부 지역의 농업 생산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미와 카리브해 지역 국가들에서도 엘니뇨로 인한 건조한 기후 탓에 작물 재배가 타격을 받고 있다. 이 지역은 3년 연속 피해를 보고 있다. 건조한 기후는 아프리카 북부의 모로코와 알제리의 올해 농업 수확도 감소시킬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FAO가 식량 부족 국가로 지목한 나라들은 북한을 비롯해 짐바브웨와 부르키나파소, 차드, 지부티, 에리트레아, 기니, 라이베리아, 말라위, 말리, 모리타니, 니제르, 시에라리온, 부룬디, 콩고공화국, 에티오피아, 케냐, 레소토, 마다가스카르, 모잠비크, 남수단, 수단, 스와질랜드, 우간다,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네팔 등이다. 이 중 약 80%는 아프리카 국가들이다. 

이양호 농촌진흥청장은 "식량위기는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중요한 문제"라며 "국가 간의 공조체제 아래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으로 식량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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