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넘나드는 'K-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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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0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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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음료의 '레쓰비' 온장고 모습 [사진제공=롯데칠성음료]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 롯데칠성음료는 2005년 '레쓰비'를 처음 러시아에 수출했다. 하지만 초기 반응은 그리 좋지 않았다. 추운 러시아에서는 아이스 커피에 대한 수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때 한 해외 바이어가 '한국의 온장고 시스템을 러시아에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현재 2만5000여개 점포에 온장고가 입점됐고, 레쓰비는 연간 80억원 안팎의 매출을 내고 있는 '효자 상품'이 됐다. 온장고 시스템이 레쓰비를 '러시아 국민 캔커피'로 성장하게 한 밑거름이 된 것이다.


그동안 정치적 불안정과 루블화 급락 등으로 국내 식품업계의 큰 주목을 받지 못 했던 러시아가 K 푸드 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러시아는 △유럽 국가 중 인구수(1억4000만명)가 가장 많고 △중산층 증가 가능성이 높으며 △옛 소련 해체 후 독립한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등 인접 CIS(독립국가연합)와 유럽, 미국으로 진출하기 전 실험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에서 판매되고 있는 오리온 '초코파이' [사진제공=오리온]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품업계는 러시아 현지 상황에 맞는 마케팅과 제품군으로 매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오리온 러시아법인의 초코파이의 매출은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25%씩 성장했으며, 지난해 매출은 630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판매량은 5억개 수준이다. 이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팔린 것으로, 러시아인이 한 명이 약 4개씩 초코파이를 먹은 셈이다.

팔도의 컵라면 '도시락' 역시 1991년 첫 수출길에 올라 지금은 '컵라면'을 지칭하는 일반명사가 됐을 정도로 널리 알려졌다. 판매액은 연간 2000억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특히, 용기 안에 포크가 들어있어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이용자들이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TSR에서 인기 있는 제품이 또 있다. 바로 CJ제일제당의 '햇반 컵반'이다. 이 제품은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열차 일부 노선에 판매를 개시하고 전역으로 확대를 노리고 있다.

햇반 컵반은 지난해 4월 국내 정식 출시된 지 한 달 만에 러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러시아 동부지역 주요 도시인 사할린과 블라디보스토크 총 50개 소매점에 입점되어 있다. 현지 소비자의 생활 패턴에 잘 맞는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매월 매출이 20%씩 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밀키스'가 러시아에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의 '밀키스' 역시 2014년 150억원을 수출했으며, 누적 수출액은 1100억원이 넘었다.

진출 초기에는 우유만 함유된 오리지널 제품을 판매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기후적·지리적 여건으로 다양한 과일을 맛보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해 다양한 과일 맛을 지속적으로 선보였다. 한국에서는 맛볼 수 없는 오렌지·딸기·레몬 등 총 11종의 제품을 운영해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 주효했다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이미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유럽, 중앙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러시아는 이들 국가와 밀접해 있어 미리 반응을 점쳐볼 수 있고, 만두와 쌀 등 우리나라와 비슷한 식문화를 갖고 있기 때문에 빠르게 성장을 계속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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