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vs. 평화협정' 미중 대북해법 놓고 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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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2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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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해병대 ‘北 내륙진격’ 작전 훈련 강화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감행한 지 50일 가까이 대북제재 결의를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협의의 진전은 커녕 주요 주변국 간 대북 해법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

한·미·일 3국이 독자적대북제재 방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는 반면, 중국은 긴장 완화를 위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논의를 병행할 것을 제안해 북한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도 유엔 안보리 제재 외의 어떠한 독자적 대북제재는 없을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우선 미국은 북한만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단일 제재법을 발효했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대북제재 법안에 공식 서명, 북한제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법안은 북한과의 정상적 '광물' 거래 등을 처벌하도록 한 세컨더리보이콧(secondary boycott), 방코델타아시아(BDA)식 제재가 핵심이다. 이 법안은 180일 이내에 북한 전체를 돈세탁 우려 단체로 지정할지를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북한의 불법 거래에 관여한 제3국 개인과 단체에 대해서도 제재를 할 수 있어 북한과 거래가 많은 중국에 대한 효과적인 압박 수단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흑연을 비롯한 북한 광물이 핵개발 자금으로 사용되지 못하도록 광물 거래에 대해 제재하는 내용을 담고 있고 사이버공간에서 미국의 국가 안보를 침해하거나 북한 인권 유린 행위에 가담한 개인과 단체들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또 미국 재무부가 북한을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할 필요가 있는지를 검토하도록 함으로써 2005년 단행해 효과를 거뒀던 방코델타아시아(BDA)식의 제재도 가능해졌다.

일본도 독자적 대북제재의 일환으로 모든 북한 선반뿐만 아니라 북한에 기항한 제3국의 선반까지 입항을 금지했다. 북한 주민 입국과 조총련 간부의 재입국을 금지하고, 송금 규제도 대폭 강화했다.

반면, 중국 측은 북한이 주장해온 한반도 평화협정 이슈를 다시 들고나왔다. 북한 정권을 붕괴시킬 수 있는 강력한 제재보다 평화협정을 통해 북한 스스로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도록 하자는 논리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17일 베이징에서 줄리 비숍 호주 외무장관과 회담을 가진 뒤 가진 기자회견을 열어 한반도 비핵화뿐만 아니라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문제도 함께 협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논의를 병행하는 것은 비핵화라는 분명한 목표를 향해 대화를 통해 나아갈 수 있는 여건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대북제재 일변도의 흐름에 미온적 태도를 유지하며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원론적인 원칙을 내세웠던 중국이 한 발 나아가 '평화협정'을 북핵 사태 해결책으로 제시하며 여론 형성에 나선 것이다.

중국이 북한 설득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대신 한·미·일의 초강력 대북 압박을 완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왕이 부장은 또 한반도에 군사 수단을 동원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닐뿐더러 상황을 악화시킬 거라는 우려도 덧붙였다. 이는 주한미군의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또한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북제재가 필요하다면서도 대북 경제협력 사업은 계속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러시아는 북한과 에너지, 자원, 사회간접자본, 과할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왔다.

러시아는 특히 남·북·러 합작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가 사실상 무산되자 한국 기업을 대신할 사업자를 찾겠다며 한국 정부의 대북제재 기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미 양국 해병대가 다음달 한미 연합훈련에서, 유사시 북한 해안으로 침투해 내륙 핵심시설로 진격하는 내륙작전의 강도를 높일 계획인 것으로 21일 알려지면서 북한의 반발이나 추가도발 가능성도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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