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가톨릭대 등 교비 적립금 주식투자 대학 연 20% 이상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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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0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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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지난 5년간 교비 적립금을 주식에 투자한 사립대 2~3곳 중 1곳이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태년 의원(새정치연합)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0~2014회계연도 사립대 교비회계 적립금 금융투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0~2014회계연도 전체대학의 16~20%인 46~60곳이 교비 적립금으로 주식투자를 하고 이들 대학 중 31~54%가 손실을 봤다.

2010년 7800억원이던 사립대학 교비 적립금 주식투자 금액은 4년간 39.5%인 3000억원이 늘어 2014년 1조원을 돌파했다.

대학 유형별로 4년제 대학 투자액이 2010년 5100억원에서 2014년 7800억원으로 급증한 반면, 전문대학은 같은 기간 27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수익률은 2010년 -1.9%를 기록하던 것에서 2013년 1.2%까지 회복했지만 2014년 0.5%로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4년제 대학은 2013년까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다가 2014년 겨우 0.6% 수익률을 나타냈고 전문대학은 2011~2013년 4.1~6.5%의 수익률을 보이다가 2014년에는 –0.01%로 하락했다.

전체 사립대 가운데 교비회계 적립금을 금융투자 한 대학 비율은 2010년 19.7%(58교)에서 2011년 20.3%(60교)까지 증가하다 이후 감소해 2014년에는 16.5%(47교)였다.

이 중 투자원금 대비 손실을 본 대학 비율은 2010년 31.0%(18교)에서 2013년 54.3%(25교)까지 증가하다 2014년 31.9%(15교)로 감소했다.

2014년 이전(2010~2013회계연도)에 주식을 처분한 사립대학 26곳 중 대부분 대학은 본전 아니면 손실을 본 상태에서 처분했고, 수익을 거둔 대학은 3교 정도에 불과했다.

주로 손실을 본 대학들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처분하면서 투자대학 및 손실대학 수는 감소한 대신, 수익을 거둔 대학들은 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여기에 신규투자 대학이 결합하면서 투자 규모 확대와 수익률 상승이 나타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의 사립대학 적립금 주식투자 실적은 16개 대학이 2014년 이전에 투자원금 대비 손실을 본 상태에서 이를 처분했고, 15곳은 2014년 결산 기준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어 사립대학의 10.9%인 31곳은 적립금 주식투자로 사실상 교비 손실을 입은 셈이라고 김 의원실은 지적했다.

대학별로 가톨릭대는 2011년까지 교비 적립금 10억4000만원을 투자해 2억9000만원(-28.2%)을 손실 본 이후 투자를 중단했고 부산외국어대도 2011년까지 111억5000만원을 투자해 18억9000만원(-17.0%)을 손실 본 이후 이를 처분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주대는 2013년까지 88억1000만원을 투자해 24억4000만원(-27.7%)을 손실 본 이후 2014년 투자내역이 없어 이를 처분한 것으로 해석된다.

서강대는 2010년 93억1000만원을 투자한 이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는데도 2013년 투자액을 103억원까지 확대하다 2014년에는 투자원금을 35억7000만원까지 줄였으나 여전히 –24.1%인 8억6000만원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중앙대는 2014년 결산 기준으로 손실을 보지는 않았지만, 2011년까지 100억원을 투자해 62억원의 손실(-62.4%)을 보고 2012년에는 투자원금을 500만원 가량만 남기고 처분했다.

같은 해 투자원금의 19배에 달하는 수익인 약 1억원을 올리자 2013년 다시 70억원을 추가 투자했으나 수익률은 2.1%로 약 1억5000만원에 그쳐 2014년에는 다시 투자원금 70억원을 빼고 약 500만원의 원금만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교비를 손실한 셈이다.

사립대학은 2007년 12월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 개정으로 적립금의 50% 한도에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항 각 호에 따른 증권을 취득할 수 있게 돼 있으나 이미 사립대학 10곳 중 1곳은 적립금 주식투자로 교비를 손실한 채 주식을 처분하거나 아직까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9일 대학기금투자풀 발전방안 토론회에 참석해 “현행 대학기금의 50% 내에만 주식, 채권, 펀드 등 증권 투자가 가능하지만 이를 초과해서 투자하고 싶은 대학은 별도로 승인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하는 등 ‘대학기금 주식투자 제한’을 풀겠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김태년 의원은 “교비를 주된 재원으로 하는 사립대학 적립금의 주식투자 제한을 완화하는 것은 교비 손실을 확대할 우려가 크고 자금여력이 크지 않은 우리나라 사립대학 현실을 무시하고 미국 사립대학을 모델로 삼을 경우 수익성 추구를 명분으로 교육투자는 오히려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며 “사립대학 교비회계는 학생 등록금을 주된 재원으로 하는 만큼 수익성이 아닌 안정적인 교육투자를 우선으로 운영되어야 하며 수익창출을 위한 주식투자는 이미 제한 없는 유가증권 투자가 가능한 수익용 재산으로 할 일인 가운데 사립대학의 수익창출은 교비가 아닌 수익용 재산의 활용으로 이루고, 교비 적립금의 주식투자는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태년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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