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 빛과 화합물로 알츠하이머 완화…세계 최초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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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2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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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박찬범 교수(왼쪽),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유권 박사. [사진= 카이스트 제공]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카이스트(KAIST)는 신소재공학과 박찬범 교수팀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유권 박사팀이 세계 최초로 무척추동물에서 빛과 유기분자인 포르피린을 이용해 알츠하이머 증후군 원인 물질을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알츠하이머 증후군은 환자의 뇌에서 만들어지는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응집돼 뇌에 들러붙으면서 시작된다. 이렇게 생성된 응집체는 뇌세포에 해로운 영향을 주고 손상을 입혀 치매와 같은 뇌 기능 저하를 유발한다. 이 과정에서 베타-아밀로이드의 응집을 억제하면 아밀로이드 퇴적물 형성을 막을 수 있고 따라서 알츠하이머 증후군을 예방하거나 완화할 수 있다. 연구진이 발견한 것이 바로 베타-아밀로이드 응집 억제 방법이다.

연구진은 생체 친화적 유기 화합물인 포르피린 유도체와 청색 LED 광을 이용해 베타-아밀로이드 응집과 독성을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포르피린 같은 광감응제는 빛 에너지를 흡수해 여기상태(원자나 분자가 외부 자극으로 에너지를 흡수해 전자의 에너지가 높아진 상태)가 된 후 에너지 혹은 전자를 주변에 전달해 다시 바닥상태(에너지가 낮고 안정된 상태)로 돌아간다. 이때 활성 산소가 만들어지는데 이 활성 산소가 베타-아밀로이드 단량체와 결합해 산화시킴으로써 베타-아밀로이드의 응집을 방해하는 원리다.

 

국제 저명 학술지 '앙케반테 케미'의 표지에 실린 박 교수팀과 유 박사팀의 논문.[사진= 카이스트 제공]

연구진은 이 원리를 무척추동물인 알츠하이머 초파리에 적용해 알츠하이머 증후군에서 발견되는 신경과 근육접합부 손상, 뇌 신경세포의 사멸, 운동성과 수명 감소 등의 증상이 완화하는 것을 확인했다. 빛을 이용한 광역학 치료가 암 치료에는 활용되고 있지만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퇴행성 뇌 질환에 적용된 사례는 없었다.

박 교수는 “척추동물을 대상으로 알츠하이머병의 광역학적 치료 가능성을 연구하고 싶다”며 “앞으로 다양한 유기 또는 무기 광감응소재들의 적용 가능성을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독일의 앙케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포르피린 유도체와 청색 LED 광을 이용해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응집을 억제하고 무척추동물(초파리)에 적용한 기술의 모식도. [자료= 카이스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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