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탐정: 더 비기닝’ 성동일·권상우, 진지와 코믹 오가는 범죄 추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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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1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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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엔터테인먼트]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탐정이 되고 싶었던 ‘아마추어’와, 퇴물 취급 받는 ‘베테랑’이 만났다. 끔찍한 살인사건을 풀기 위한 ‘탐정’으로서 말이다.

영화 ‘탐정: 더 비기닝’(감독 김정훈·제작 ㈜크리픽쳐스)은 국내 최대 미제살인사건 카페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이자 한국의 셜록홈즈를 꿈꾸는 강대만(권상우)와 ‘광역수사대 식인상어’라는 화려한 전적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일개 형사로 좌천된 노태수(성동일)이 힘을 합쳐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범죄수사극이다.

“아내 말을 잘 듣자”가 좌우명인 대만은 맞벌이 하는 아내를 위해 어린 아들과 딸의 육아를 전담한다. 미제살인사건 카페와 프로파일링 동호회를 운영하는 그의 유일한 낙은 동네 경찰서를 찾아가 사건에 대해 이런저런 훈수를 두는 것. 하지만 그의 아내(서영희)와 베테랑 형사 태수는 그런 그가 탐탁지 않다.

눈만 마주쳐도 으르렁거리던 두 사람이지만, 태수가 끔찍한 살인사건을 맡게 되며 대만과 태수는 둘도 없는 콤비로 활약하게 된다. 바로 사건의 용의자가 태수의 절친 준수(박해준)이었기 때문. 태수와 대만은 준수의 억울한 누명을 벗기기 위해, 종결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비공식 합동추리작전을 펼치게 된다.

하지만 아내 몰래 아기를 둘러업고 수사에 나선 대만과 그런 대만 때문에 모양새가 좋지 않은 수사를 해야 하는 태수는 사사건건 부딪치기만 하고. 그런 두 사람 앞에 끔찍한 두 번째 살인사건이 벌어지게 된다.

영화는 탐정 지망생과 베테랑 형사라는 콤비를 앞세우며 범죄수사물과 코미디의 공식을 충실히 이행한다. 탐정과 아기, 아마추어와 베테랑의 조합은 관객들의 웃음을 책임지고 통통 튀는 대만의 추리 방식이나 태수의 노련한 방식은 범죄수사극의 재미 또한 놓치지 않는다. 셜록과 왓슨(셜록홈즈), 조형사와 강형사(투캅스), 김민과 서필(조선 명탐정)처럼 두 사람이 이뤄내는 깨알 재미와 케미스트리는 ‘탐정’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다.

특히 ‘탐정’은 권상우와 성동일이라는 두 배우에게 얻을 수 있는 강점과 의외의 면들을 십분 활용, 작품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남다른 개그 감각을 선보이는 두 사람은 ‘찰떡궁합’의 호흡을 자랑하고 아빠로서의 권상우, 웃음기를 지운 성동일 등 다른 작품에서는 느낄 수 없는 면모들도 충분히 담아냈다.

하지만 연쇄살인 사건을 풀어가는 사건과 피해자들(여성)을 다루는 태도는 다소 의문스러운 뒷맛을 남긴다. ‘못난 남성들’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여성들은 번번이 희생당하고, 피해자들은 “당할만한 이유가 있는” 것처럼 묘사된다. 그나마 ‘의리’를 지키는 탐정들의 아내는 상대를 이해할 여지도 없이 바가지‘만’ 긁는다.

앞선 언론시사회에서 김정훈 감독은 “극 중 권상우가 가정법원 앞에서 아내 서영희에게 무릎을 꿇는 장면은 시나리오 안에서 아내들에게 가해를 저지른 남편에 대한 보복”이라며 “가정법원에서 드러난 권상우의 모습이 제가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라고 말했지만, 영화를 본 여성관객들도 이 지점에 있어 공감할지는 의문이다. 2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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