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의료진 감염 확대…청정지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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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18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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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상계백병원 음압격리병실에서 한 메르스 치료 의료진이 통제구역 밖을 바라보고 있다. [남궁진웅 기자 timeid@]


환자 162명 중 의료진 28명…18% 차지
지역 나이 직업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퍼져

​아주경제 조현미·한지연·박성준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진정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지역·나이·직업을 가리지 않고 더 광범위하게 퍼지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방역 최전선에서 있는 의료진이 메르스에 노출되는 사례도 잇따른다.

17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메르스 환자 162명 가운데 의료진은 무려 28명으로 전체의 17%나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발생한 8명의 새로운 확진자 가운데 160번(31)과 162번(33) 환자도 의료진으로 밝혀졌다.

160번 환자는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다. 지난 5월 10일에 사망한 76번(75·여) 환자가 이 병원을 방문했을 때 진료했던 의사다.

삼성서울병원 방사선 기사인 162번 환자는 지난 11~12일 메르스에 걸린 환자들의 방사선 촬영을 하다 노출됐다.

지난달 26일 국내 첫 확진자를 진료하다 메르스에 걸린 365서울열린의원 원장(5번 환자)을 시작으로 삼성서울병원 의사 3명(35번·62번·138번 환자) 등 의사 감염자만 5명에 달한다.

환자 운송을 돕던 구급요원(145번 환자), 보안요원(92번·135번 환자) 등 방역 사정권 밖에 있던 병원 관계자도 노출된 것으로 볼 때 감염 의료진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메르스 '청정지대'여야 할 병원에서 의료진 감염이 잇따르자 이들을 위한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미정 보건의료노조 사무처장은 "메르스 최전선에서 싸우는 의료인들은 직원 감염, 전문인력 부족 등을 호소하지만 정부는 음압시설·장비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며 "에크모(ECMO·체외막산소화장치), 인공호흡기, 방호복 등 기본적인 장비가 부족한 것은 물론 현재 운용 중인 역학조사 인력(120여명)은 법정인원의 30%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거센 지역 확산세도 보건당국과 국민을 긴장케 하고 있다. 경기에서 시작된 메르스는 현재 제주, 울산 등을 제외하고 전국으로 퍼졌다.

특히 서울이 직격탄을 맞았다. 경기도 평택성모병원에 첫 확진자와 함께 있던 14번(35) 환자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사흘간 머문 이후 환자가 속출했다. 14번 환자와 접촉해 메르스에 걸린 환자는 80여명에 달한다.

거주지를 기준으로 서울시 25개구 중 14개구에서 4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삼성서울병원이 있는 강남구 거주자가 15명으로 가장 많고 송파구 4명, 강동구 3명 등이다.

인천과 광주는 현지에서 직접 메르스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거주자가 1~2명씩 있다. 지난 8일 확진 판정을 받은 94번(71) 환자는 인천, 48번(39)과 64번(75·6월 5일 사망) 환자는 광주에 각각 주소지를 두고 있다.

메르스 청정지대가 계속 감소하자 정부는 '2차 유행' 병원이자 '3·4차 감염' 진원지인 삼성서울병원 관리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권덕철 대책본부 총괄반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대응이 추가 확산을 막는 가장 큰 핵심"이라며 "이 병원의 전직원과 방문 이력이 있는 모든 환자에 대한 조사를 포함한 강력한 대응 조치를 추진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을 향해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했거나 경유한 의료기관에 방문한 적이 있는 경우 자신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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