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참사, 기상경고 무시에 선박 개조 등 전형적 '인재'... 세월호 참사와 아주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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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0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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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어진채로 배 밑바닥을 드러낸 여객선 둥팡즈싱에서 구조대원들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 창장(長江) 중류에서 지난 1일 밤 9시 28분 발생한 여객선 침몰 사고가 전형적인 인재(人災)로 드러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침몰 사고가 한국 세월호 참사와 유사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유람선 둥팡즈싱(東方之星·동방의 별)호 선장이 수차례 거듭된 기상악화 경고에도 불구, 무리한 운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봉황망이 3일 전했다. 사고가 난 1일 기상국은 오전 8시30분부터 사고발생 30분전까지 7차례 황색경고를 발령했다. 

난징(南京)에서 둥팡즈싱과 함께 출발한 다른 한 배는 1일 저녁 기상국의 경고를 받아들여 후베이(湖北)성 적벽(赤壁)에서 배를 정박했었다. 같은 항로에 있던 다른 선박의 한 관계자는 "강바람이 심해 운항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선장, 기관장의 진술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현재 둥팡즈싱의 선장과 기관장은 공안이 신병을 확보해 사고원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둥팡즈싱호가 1994년 건조 이후 수차례 구조와 설계변경이 이뤄졌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온라인 매체 펑파이(澎湃)신문이 전했다. 둥팡즈싱은 1994년 2월 건조된 후 몇번의 개조로 배 윗쪽의 방화벽과 객실 분포 등이 원래의 설계도와 비교해 크게 바뀌었다. 

특히 건조 당시 설계자가 아닌 다른 업체가 개조를 맡은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같은 구조변경 탓에 배가 물속에 잠기는 깊이인 흘수도 2m에서 2.2m로 늘어났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업계의 한 인사는 "이 선박의 구조는 개조 후에 이미 기준치를 초과했다"며 선박 자체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시사했다.

한 해운업계 인사는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선박이 회오리 바람의 원인으로만 침몰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선체 자체의 문제점이 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분석했다.  다른 업계 인사는 "이 배는 8~10급 수준의 풍력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서 사고 당시 12급(초속 35m)의 회오리 바람에 견디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에서 유람선을 수차례 개조해 탑승 인원을 늘리는 관행은 이번 사고선박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유람선을 통한 관광은 인기를 끌지만 원가가 높아지고 수익 구조는 악화되는 상황에서 한 명이라도 더 태워 수익을 높이려는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운업계 전문가인 우밍화(吳明華)는 "이번 사고는 세월호 사건과 공통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사고 발생 3일째인 3일 오후 3시 현재 여객선 탑승자 458명중 생존자는 14명, 사망자는 14명이며 나머지 430명은 실종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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