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아들 살린 은혜에 골수기증으로 보답한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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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1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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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초보은..대전지방경찰청 황인호 경위, 두 번째 골수 기증 화제

                 [황인호 경위]


아주경제 모석봉 기자 = 아들을 살린 익명의 골수기증에 자신의 골수를 제3자에게 두 번씩이나 기증한 소식이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한 번도 하기 어렵다는 골수 채취와 기증을 두 번이나 하면서도 겸손을 잊지 않고 담담한 표정으로 기증 동기를 밝힌 화제의 주인공은 황인호씨(47.대전시 유성구 교촌동).

대전지방경찰청 112종합상황실에 근무하는 황 씨는 지난 1999년 가을경 6살 아들이 만성골수성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은 황씨는 평소 매스컴을 통해서나 볼 수 있었던 현실에 참담하기만 했다.

골수 공여자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뛴 황씨는 뜻 밖의 결심을 하게 됐다. 주변 환자들이 골수 공여자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거나 환자가 사망하는 경우를 목격한 황씨는 환자 아빠로써 골수 기증을 마음먹고 가톨릭 조혈모세포은행에 기증 등록을 하게 됐다.

하늘이 도왔을까. 다행이 아들도 골수 공여자를 빨리 찾아 골수 이식을 받게 됐고, 본인 또한 골수기증 등록을 한지 1년이 조금 지나서 가톨릭조혈모센터로부터 골수기증 여부를 묻는 연락을 받고 2001년 12월 11일 골반에서 골수를 채취하는 방식으로 골수를 기증하게 된 것이다.

그후 아들은 건강히 자라 대학생이 되었다. 늘 고마운 마음을 지니고 산 황씨에게 한통의 전화가 왔다. 아들이 새 생명을 얻은 지 꼬박 14년이 올 3월 한국조혈모세포은행으로부터 기증 의사를 묻는 전화가 온 것이다.

황 씨는 골수기증 등록 후 오랜 시간이 지난데다 나이도 적지 않아 걱정이 앞섰지만, 건강검진 등을 받은 뒤 적합 판정을 받고 13일 충남대병원에 입원하여 조혈모세포를 2번째 기증하게 됐다.

이를 지켜 본 충남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송익찬 교수는 “여러가지로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기꺼이 골수 이식에 동의해 준 것 자체가 고마울 따름”이라며, “정확치 않지만, 아들이 골수이식을 받고 그 아버지가 다시 두 번씩이나 제3자에게 골수기증을 한 사례는 국내에서 처음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1남1녀를 둔 황인호씨 또한 “어느 누구에게나 의미 없는 삶은 없듯이, 모든 생명은 소중한 것”이라며, “다행히도 나와 일치하는 골수기증 희망자를 찾아 기쁜 마음으로 입원해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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