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놀이패 쥔 채권단… 갈팡질팡 행보에 조선업계 뒤숭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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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0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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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조선해양 전경.[사진=성동조선해양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채권단의 ‘사장 돌려막기’로 조선업계가 올 초부터 뒤숭숭한 가운데, 최근 불거진 성동조선해양의 자금지원 불허(不許) 방침이 알려지면서 불신감이 확대될까 노심초사 하고 있다.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인 우리은행은 당초 예상됐던 성동조선해양에 추가 자금 지원 가능성을 뒤엎고 ‘부동의’ 입장을 수출입은행에 전달했다. 앞서 무역보험공사도 자금지원을 반대했다.

성동조선해양은 올해 초 채권단에 4200억원의 추가 자금 지원을 요청했으나 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이를 거절한 것이다. 이유는 추가 자금지원은 일시적인 유동성 공급일 뿐 9월 이후 다시 지원 요청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경남기업에 대한 특혜 배경에 관치금융이 문제시 되자 채권은행들이 불똥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위축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조선업계는 성동조선의 정상화를 위해 채권단의 추가 자금지원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우선 채권단의 관리를 받고 있는 조선소 중 회생가능성이 가장 유력하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해 수주에서 알 수 있는데 지난해 성동조선해양은 44척(2조6000억원)을 수주해 연초 제시했던 수주 목표량 43척(1조9000억원) 대비 척수와 금액 모두 초과 달성한 바 있다.

채권단의 자금지원이 미뤄질 경우 선박을 발주하는 선주사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고, 이미 추가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 또한 이유다. 즉 채권단이 보이고 있는 불투명한 자금지원안이 회사의 회생에 있어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또 채권단의 이중잣대 논란도 불거질 수 있다는 점 또한 부담이다. 앞서 우리은행 등 채권단은 SPP조선에 4850억원의 추가 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아울러 국내 조선업계 중 중대형 상선을 건조하는 마지막 조선소라는 점에서 반드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빅3 조선소(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는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건조에 올인(ALL IN)하면서 중대형 상선을 전문으로 만드는 조선소는 성동조선해양밖에 남지 않았다”면서 “만약 중대형 상선을 포기할 경우 향후 경기가 살아나 수요가 늘어난다 해도 시장을 되찾기란 어려워 무조건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조선업계는 돈줄을 쥔 채 보여주고 있는 채권단의 무소불위 권력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채권단의 임기응변식 행태는 오히려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는 중공업계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은 성동조선해양 지원여부를 결정지을 당시 일종의 성의표시를 요구했다. 성의표시란 구조조정을 의미한다”면서 “일 잘하던 사람들을 다 내보내는 것도 억울한 마당에 자금지원을 끊겠다는 것이 채권단의 횡포가 아니고 무엇이냐”며 목소릴 높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채권단의 자금지원 중단 이슈는 이미 빠른 회생이라는 프리미엄이 있었던 회사(성동조선해양)를 누더기로 만들었다”면서 “보신주의가 극에 달했다고 하지만 회생에 총력을 기울이는 업체를 채권단들이 나 살자고 죽이고 있다는 점은 반드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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