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매각시장 희로애락-로(怒)] ‘먹튀’ 해외자본으로 토종 LCD기업 ‘하이디스’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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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1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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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디스 노조가 지난 6일 SK하이닉스 정문 앞에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하이디스 ]


아주경제 박현준 기자 =광시야각기술(FFS)을 보유한 LCD 제조업체 하이디스 테크놀로지는 해외 자본에 의한 기술 유출 피해를 입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1989년 현대전자 LCD사업부로 시작한 하이디스는 2001년 현대전자로부터 분사했다. 2002년 부도난 현대전자를 분리 매각하는 과정에서 하이디스는 중국 ‘비오이’에 매각됐다.

이후 비오이는 회사에 대한 투자보다 기술 빼가기에 급급했다.

비오이는 기술을 공유한다는 목적으로 양사의 전산망을 통합하며 라이센스 외에 4331건의 기술 자료를 유출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LCD 제조업체로 촉망받던 하이디스는 수천억 원의 적자를 낸 부실기업으로 전락했다.

결국 2006년 회사는 부도 처리됐고, 2007년 11월 대만 프라임뷰 컨소시엄(이잉크로 개명)이 인수하면서 다시 주인이 바뀌었다.

하지만 새 주인도 기술 유출 행보를 이어갔다.

기술개발이나 설비에 대한 투자는 거의 하지 않은 채 특허권을 대만 업체들과 공유하며 외부 OEM(주문자 생산 방식)으로 생산을 진행한 것이다.

자연히 하이디스의 매출은 줄었고, 생산시설도 노후화됐다.

이 같은 두 번의 매각 과정과 법정관리 등을 거치며 2000명에 달하던 하이디스의 직원은 현재 377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하이디스는 지난해 제품 판매와 FFS 관련 특허 사용료 등으로 매출 1800억 원, 당기순이익 920억 원을 기록했다.

노조 측은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공장에 재투자하면 충분히 회사를 살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측은 FFS 특허 사업만 지속하고 공장은 폐쇄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은 상황에서 377명의 직원 중 335명의 직원에게 오는 31일부로 정리해고 한다는 방침을 통보했다.

아울러 3차 희망퇴직 공고를 내며 신청자가 한 명도 없었던 1·2차보다 대폭 오른 위로금을 제시했다.

지난달 이잉크의 모기업인 영풍그룹의 본사 앞에서 항의집회를 진행한 노조 측은 이달 중순 추가로 원정 투쟁을 계획 중이다.

이상목 하이디스 노조 지회장은 “지난해 회사의 수익이 1000억 원 가까이 발생했는데 투자를 더 하면 회사를 살릴 수 있다”며 “올해 수익도 800억 원 이상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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