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메이드 인 차이나'의 위기에 주목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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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0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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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얼마 전 마퉁가이(馬桶蓋∙변기뚜껑)로 불리는 '비데' 사재기 논쟁이 중국을 뜨겁게 달궜다.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에서까지 언급됐을 정도다.

'비데 논쟁'은 중국 요우커(遊客∙관광객)들이 개당 2000위안, 우리나라 돈으로 35만원 정도 하는 일본 비데 싹쓸이 쇼핑에 나선 데서 비롯됐다.

문제는 일본에서 구입한 비데가 중국산(産)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중국 언론은 '돈은 많지만 무식한 중국인의 이미지'를 조성하고 있다며 무분별한 중국인의 소비행태를 비난했다.

이는 '메이드 인 차이나'로 대변되는 제조업의 위기 논쟁으로 확대됐다. 저가 전략만을 내세운 저품질의 중국산 제품이 경쟁력을 잃으면서 주머니가 두둑해지고 소비 취향이 까다로워진 중국인들의 해외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논쟁의 귀결점은 "일본보다 더 좋은 비데를 만들자"라는 것이다. 더 이상 단순한 모방이나 짝퉁 제조가 아닌 창조성을 강조한 브랜드화 전략을 통해 '기술'과 '시장' 모두를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우리는 이같은 '비데 논쟁'에 주목해야 한다.

이번 논쟁은 중국이 절치부심(切齒腐心)으로 제조업 기술을 키우고, 제조업 강국으로 부상하는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그간 중국이 저품질·모방(카피캣) 전략만으로 승부했던 것은 중국의 역량 부족이 아닌, 고품질의 독창적 제품을 찾는 중국인 수요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IT와 우주개발 등 과학기술 분야에서 눈부신 성장을 이룬 중국이 선진국 수준의 비데나 화장품을 만드는 것쯤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양회에서 '중국제조(中國製造) 2025' 계획을 제시하며 '제조업 강국'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중국이 자국 소비자의 눈높이를 만족시키는 그 때가 오면 우리는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메이드 인 차이나의 '위기'가 '굴기(崛起∙우뚝 일어섬)'로 변하는 그 날에 대비해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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