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소울 “박진영도, 회사도 아닌 내가 믿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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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3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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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JYP엔터테인먼트]

아주경제 국지은 기자 = 감각적인 비트, 미국 본토와 같은 소울, 마성의 음색을 가진 지소울(본명 김지현·26)이 긴 어둠을 지나 광명을 만났다. 28일 아주경제 본사에서 본 그에게는 상처받은 야생마와 같은 거침과 손뜨개질해놓은 스웨터 같은 섬세함이 공존했다.

지소울은 2001년에 박진영이 심사를 본 SBS ‘영재 육성 프로젝트’에서 발굴돼 JYP엔터테인먼트 연습생으로 합류했다. 이후 세계를 사로잡을 부푼 꿈으로 박진영의 미국 프로젝트에 합류했으나 리먼 브러더스 사태 등의 악재와 겹쳐 무산됐다. 그러나 그는 음악을 포기하지 않았다. 14년이라는 시간 동안 무엇을 고민했느냐는 질문에 “난 한 번도 쉰 적이 없다”며 끊임없이 음악을 만들었다고 했다. 잔꾀나 요행으로는 나올 수 없는 깊이, 시련이 많은 만큼 아량은 넓어졌을 거고 타고난 끼는 잘 다듬어진 보옥이 됐을 테다.

지소울의 내공이 응축된 ‘커밍 홈(Coming Home)’에는 ‘커밍 홈’ ‘슈퍼스타(Superstar)’ ‘유(You)’ ‘퍼스트 러브(First Love)’ ‘변명(Excuses)’ ‘한번만 더’가 수록됐다. 전곡을 작사·작곡했고 프로듀싱, 믹싱, 재킷에도 그의 손길이 안 닿은 곳이 없다.

지소울은 작년 여름에 만든 20곡 중 6곡을 추렸다. 이번 앨범은 ‘지소울’이 어떤 뮤지션인지를 보여주기 위해 마련한 전초전과 같기에 다양한 장르, 여러 스타일의 곡을 담아야 했다. ‘커밍 홈’과 같은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로 시작해 ‘한번만 더’와 같이 애절한 사랑 이야기가 있다.

“정말 만족스러워요. 무엇보다 제가 만든 곡을 세상 사람들이 들어주는 게 정말 좋아요. 6곡을 고르는 데 특별한 기준은 없었어요. 곧 나올 정규앨범의 티저 같은 느낌이랄까. 제안하지 않고 저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사진 제공=JYP엔터테인먼트]

세상 사람들은 그에게 늦었다고 말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저 때가 왔다고 말했다. 목소리는 담담했고, 눈빛에는 서두르지 않을 수 있던 확신이 있었다. 끊임없이 자신을 달래고 희망을 준 원동력, 그가 포기하지 않고 달려올 수 있었던 이유로 두 가지를 꼽았다.

“‘박진영을 원망하지 않았느냐’는 질문 꽤 받았어요. 때로는 (박진영이) 저를 버려뒀다고 오해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최소한 저는 저를 방치하지 않았어요. 진영이 형도, JYP라는 회사도 아닌 전 저를 믿었고 잘해낼 거로 생각했기에 음악을 포기하지 않았어요. 진영이 형도 어찌 됐든 제 인생에서 첫 기회를 준 고마움 사람이고 이제는 제가 열심히 하는 일만 남았어요.”

이제 막 무언가를 시작하는 느낌을 받는다는 지소울은 탄력을 받아 활동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최대한 빨리 정규앨범을 발매할 것이라고. 또 다른 모습을 보이기 위해 이번 앨범과는 다른 음악을 준비하고 있다.

거시적인 목표는 종합 아티스트다.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예술적 감각은 미술을 전공하게 했고, 패션이나 영화에도 관심을 갖게 했다. 무엇보다 ‘연기’를 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히기도 한 그는 태생적으로 예술인의 피가 흐르는 모양이다.

“연기 못할 것 같은 성격이라고요? 하하. 아니에요. 누군가 앞에서 연기한다는 건 용기라고 생각하고 녹음할 때도 그 안에서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해요.”

자신을 믿었던 것보다 더 강하게 음악을 놓지 않았던 또 다른 이유는 ‘그저 좋아서’였다. “아직도 음악이 정말 좋다, 다른 건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그는 외골수보다는 순애보였고, 방치됐던 뮤지션이 아닌 한 방을 노린 승부사였다.

그를 향한 동정의 눈빛은 무의미하다. 그가 자신을 단 한 번도 ‘불쌍하다’고 생각한 적 없다고 말한다. 스스로 이제는 하고 싶은 걸 하는 ‘럭키 가이’라고 부르니 말이다.

자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으로 스스로 행운을 만들어낸 지소울, 그는 동년배인 삼포세대(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를 말하는 신조어)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을까. “나를 봐, 결국 해냈잖아”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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