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공기업 퇴직자들 5년새 4배 늘어…“전력 마피아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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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12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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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년간 발전 공기업 퇴직자들 180명 재취업…재취업 과정 절차도 불투명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최근 5년간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주요 에너지 공기업에서 낙하산으로 자회사에 들어가는 퇴직자들이 4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발전 공기업들은 이들 퇴직자에 대해 채용공고도 없이 이사회 추천 등 불투명한 절차에 의해 채용하면서 이른바 ‘전피아(전력+마피아)’의 횡포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한국전력공사 등 산업부 산하 17개 공공기관의 퇴직자 현황을 살펴보면, 2013년 62명의 퇴직자가 자회사에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9년 16명에 비해 4배나 증가한 규모다.

이처럼 최근 5년간 산업부 산하 기관 17곳의 퇴직자가 자회사에 재취업한 수는 총 180명이며, 이 가운데 한전과 5개 발전사 전체의 76%인 137명을 차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주요 발전사 가운데서는 남동발전이 45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전 33명, 남부발전 23명, 서부발전 20명 등이 상위권을 석권했다. 뒤를 이어 가스공사(12명), 중부발전(11명), 석유공사(9명), 코트라(6명), 동서발전(5)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재취업 과정 또한 투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9년부터 올 9월까지 재취업한 퇴직자 180명 중 68.3%인 123명은 채용공고도 없이 자체 채용하거나 이사회 추천에 의해 채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남동발전의 경우 자회사에 재취업한 퇴직자 45명 가운데 31명이 채용공고 없이 들어갔고, 남부발전과 서부발전은 각각 14명, 가스공사 12명, 중부발전 11명, 한전 9명이 미공고 채용됐다.

낙하산 근절에 앞장서 나가야 할 공기업들이 정작 그들만의 인사 잔치를 벌이면서 '전피아'를 구축하고 있던 셈이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지 2년차를 맞이하고 있지만 여전히 공공기관 낙하산에 따른 ‘정책실패’라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강후 의원은 “어려운 취업난에 시달리는 취업준비생이나 국민들이 생각할 때, 공공기관의 이같은 채용방식을 두고 어느 누가 정당하다고 보겠느냐”며 “전관예우식 재취업은 공기업 방만경영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모든 공공기관이 자회사의 자의적인 인사나 예산 집행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산업부는 이 같은 낙하산 근절을 위해 16개(76%) 산하기관의 '퇴직자 재취업현황 DB구축'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다. 하지만 산업부가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퇴직자 재취업현황 DB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 상태며, 퇴직관련 내부규정이 없는 산하 기관도 총 15개로 71%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내부규정이 있는 공기업도 퇴직 후 재취업 금지기간, 재취업 사기업의 명시, 대상 직급의 범위, 서약서 제출의 의무 등 그 내용이 중구난방으로 나타나 일관된 규정마련과 세부 기준 지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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