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외고·국제고 사배자 전형 부유층 등 악용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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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1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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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대기업 부유층 등 사회지도층이 사회적배려대상자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자율형사립고등학교.외국어고등학교.국제고등학교에 비경제적 대상자인 한부모, 다자녀 가정 자녀로 입학하는 등 비경제적 사배자 전형이 여전히 제도 도입 취지에 벗어나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안민석 의원(새정치연합)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2013년도 국제고·외고·자사고 사회통합전형(사배자) 선발 현황’에 따르면 2013년도 국제고·외고·자사고의 사배자 선발 비율이 20% 이상이 안 되거나 사배자 중 경제적 사배자 선발 비율이 50%도 안 되는 학교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제고는 총 7개의 학교 중 5개 학교가 사배자 전형 입학생 중 50% 이상이 비경제적 사배자였고 A 국제고는 사배자 20명 중 5명만을 경제적 대상자로 뽑아 비경제적 대상자 비율이 75%에 달했다.

31개 외고 중 24개 학교가 사배자 전형 입학생 중 비경제적 사배자의 비율이 50% 이상이었다.

B 외고는 사배자 35명 중 1명만 경제적 대상자로 뽑아 비경제적 사배자 비중이 97.1%로 가장 높았다.

자사고도 44개 학교 중 15개 학교가 사배자 전형 20% 선발 규정을 어겼고 C 자사고는 사배자 비율이 10.3%에 불과했다.

사배자 중 비경제 사배자 비율이 50% 이상인 학교는 절반인 22개 학교에 달했다.

D 자사고는 사배자 51명 중 84.3%인 43명이 비경제적 대상자로 비경제 사배자 비율이 가장 높았다.

사배자 전형 제도가 가정 형편이 어려운 사회적 배려대상자가 아닌 부유층 등 비경제적 대상자들에게 주로 악용돼 교육의 기회 균등이라는 제도 도입의 당초 취지가 무색하다는 비판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안 의원실은 지적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전체 사회적 배려대상자 중 경제적 대상자선발비율을 확대하고 비경제적 대상자 전형에도 소득 8분위(연 6700여만원) 이하 가정의 자녀에 한해 지원하도록 요건을 강화했다.

사회적 위화감을 완화하는 취지로 사회적 배려대상자 전형을 사회통합 전형이라는 명칭으로 변경하고 경제적 대상자 전형을 기회균등 전형으로, 비경제적 대상자 전형을 사회다양성 전형으로 변경했다.

대책 이후 오히려 사배자 입학 인원은 줄었고 규정상 최소 인원만을 선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사회통합전형(사배자)에서 경제적 대상자인 기회균등(경제적) 사배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작년 45.3%에서 올해 67.9%로 늘었으나 사회통합 전형 입학생 수는 지난해 4395명에서 올해 3297명으로 1000명 가량 대폭 줄었다.

입학 정원 대비 사배자 선발 비율은 지난해 22.7%에서 올해 17.5%로 줄어 정부의 가이드라인인 20%에도 못 미쳤다.

사배자 전형 규정이 강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비경제 대상자 전형인 사회 다양성 전형 비율이 50% 이상인 학교들도 32개 학교나 됐다.

E 외고는 사회통합전형 40명 중 15명만 선발했고 이 중 기회균등전형 입학생은 2명에 불과했다.

F 자사고도 사회통합전형 입학정원 84명 중 27명만 선발했고 이 중 역시 기회균등전형 입학생은 2명뿐이었다.

이명박 정부 자사고 정책 이전에 설립된 ‘현대청운고, 민사고, 상산고, 광양제철고, 포항제철고’는 자사고 정책 수립 당시 예외적용을 인정받아 현재 사회통합전형 20% 규정을 적용받지 않고 있다.

이들 학교는 최근 3년간 사회통합전형 입학생이 전혀 없거나 2~6명 정도에 불과했다.

교육부는 해당 학교들에게도 사회통합전형 학생들의 입학 비율을 점진적으로 증가시키도록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강제 규정이 아닌 권고 수준인 만큼 해당 학교들이 교육부의 지침을 얼마나 따를지는 미지수다.

사회통합전형으로 입학하더라도 적응하지 못해 학교를 떠난 학생 수는 최근 3년간 총 1341명으로 1020명의 학생들이 다른 학교로 전학 갔고 자퇴한 학생도 264명에 달했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사회통합전형 대상자로 선발된 학생의 학교 적응 및 성공적 학업 수행을 위해 사회통합 전형 학생 맞춤형 적응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지만 지난해 프로그램을 평가한 결과 평가를 받은 전체 88개 학교 중 A 등급은 17%인 15개 학교, B 등급은 66%인 58개 학교, C 등급은 17%인 15개 학교로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고·외고 및 자사고의 1인당 입학금과 수업료, 수익자부담경비 현황 분석 결과 국제고와 외고의 입학금 및 수업료는 지난해 평균 443만원으로 여기에 급식비, 방과후활동비 등 수익자부담경비로 평균 346만원을 추가로 부담했다.

자사고 평균 학비는 676만원으로 가장 비싼 학교는 1752만원에 달했다.

사회통합전형 기회균등 전형 재학생은 입학금과 수업료, 수입자부담경비 전액을 지원받지만 이 중 차차상위계층(4인 가족 기준 월 평균 소득 약 230만원)과 학교장이 추천한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은 학비 일부만 정부에서 지원받아 여전히 학비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마다 지원규모도 달라 최저 85만원에서 436만원까지 부담했다.

안민석 의원은 “많은 학교들이 교육 기회 균등을 위한 사회통합 전형 규정을 지키지 않거나 생색만 내고 있다”며 “제도적 보완책을 시급히 마련해 비싼 학비, 부유층 학교로 잔락한 학교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사회적 배려대상자(이하. 사배자) 전형은 2010학년도부터 교육의 기회 균등을 위해 도입된 장치로 자율형 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 등에서 입학 정원의 20% 이상을 국민기초생활수급대상자, 차상위계층, 국가보훈대상자 및 기타 교육감이 특별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학생 등 사회적으로 보호가 필요한 학생을 별도 선발하는 제도다.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아들이 영훈국제중에 사배자 전형으로 입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사회적 논란이 됐었다.

[안민석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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