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 뿔났다" 민주화 시위 '우산혁명' 나흘째…경제도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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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0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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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경제손실액 5조4000억원 추산

홍콩 민주화 시위 '우산혁명' '우산시위'. [사진 출처= CNN 동영상 캡처]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홍콩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대규모 도심 점거 시위가 나흘째로 접어들면서 홍콩 경제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특히 국경절 황금연휴를 맞아 몰려오는 중국대륙 관광객으로 소비대목을 기대하던 유통업계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관측됐다고 중국 신화통신 등 언론이 1일 보도했다. 도심 점거 시위로 인한 안전성 우려로 홍콩 최대 주얼리 체인업체인 저우다푸(周大福)는 지난 30일 20개 매장이 영업을 중단하는 등 일부 도심 지역 점포들이 매장을 폐쇄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 전체 소매판매업 소비액 중 37%는 중국 대륙 관광객 지갑에서 나왔다. 그러나 이번 시위 여파로 국경절 연휴 홍콩을 향하는 중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이 다소 뜸해져 가뜩이나 침체된 홍콩 소매경기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실제로 홍콩 상회는 지난달 30일 '센트럴 점령' 시위로 홍콩 주요 오피스와 쇼핑매장에 최소 400억 홍콩 달러(약 5조40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을 가져올 것으로 추정했다. 홍콩중화기업연합회도 성명 발표를 통해 "시위가 계속된다면 홍콩의 국제적 이미지와 명성을 해칠 것"이라며, 이로써 외국기업의 홍콩 투자를 꺼려 홍콩 전체 경제에 적지 않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홍콩 증시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29, 30일 이틀간 홍콩 항셍지수는 각각 449.84포인트(1.9%), 296.230포인트 (1.27%) 급락하며 지난 2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 3개월 만에 2만3000 선이 붕괴됐다. 홍콩 증시는 1일 국경절 연휴로 휴장한다.

지난 30일엔 대규모 시위 여파로 스탠다드차타드, HSBC 등 홍콩 내 21개 주요 은행의 영업지점 36곳이 폐쇄되는 등 은행시스템도 '마비'됐다. 홍콩의 중앙은행인 홍콩금융관리국(HKMA)도 비상체제에 들어갔으며 은행들에 유동성을 공급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시위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중국 역외 위안화 허브라는 홍콩의 경쟁력에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러한 가운데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29일(현지시간) 홍콩 민주화 시위 발생에도 홍콩의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고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지속했다. 피치 앤드루 콜퀴훈 아태지역 국가신용담당 헤드는 “만약 시위가 경제나 금융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대규모로 장기간 벌어진다면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현재로선 심각한 상황으로 번질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홍콩 센트럴 점령 시위는 앞서 8월 31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마련한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안에 반대하며 지난 28일 시작됐다.  외신들은 최루액 스프레이와 최루탄 가스를 쏘며 시위대를 저지하는 경찰대와 이에 맞서는 시민들의 모습을 ‘우산 혁명’이라고 별칭했다. 

시위대의 요구는 중국 정부가 내놓은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안 철회와 렁춘잉 홍콩 행정장관의 사퇴다. 앞서 대학생과 중·고교생의 수업 기부로 시작된 시위는 갈수록 더 많은 시민들의 참여가 이뤄지며 1일에는 10만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미국, 영국 서방국에서 홍콩 시위 지지에 나서면서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1997년 홍콩 주권의 중국 반환 직전까지 홍콩을 통치했던 영국은 외교부에 이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까지 나서 시위 사태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평화적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닉 클레그 영국 부총리는 30일 홍콩에서 계속되는 반(反)중국 시위 사태와 관련, 주영 중국 대사를 초치해 우려의 뜻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와 대만 정계 역시 잇따라 홍콩 시위대의 민주주의 요구를 지지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당국은 홍콩의 사무는 중국의 내정에 속한 것으로 관련국에 내정간섭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맞서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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