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그늘 … 추석선물도 양극화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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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2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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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운 기자 = # 결혼을 앞둔 김 모(30 남)씨는 미래의 장인 장모에게 자연산 송이를 선물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구매가 불가능했다. 

국내 한 백화점이 올해 첫 수확한 자연산 송이를 판매할 예정이었지만 매장에 깔리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자연산 송이를 판매한다는 사실이 하루 전에 알려지면서 예약 문의가 빗발쳤고, 결국 110만원짜리 세트 10개가 3시간 만에 매진된 것이다.

# 또다른 직장인 박 모(31 여)씨는 올해도 어김없이 1만원대 생활용품 선물세트를 온라인에서 구매했다. 박씨는 "경기가 활성화된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지갑이 얇아 선물 비용을 지난해보다 더 낮췄다"고 말했다.


추석 선물세트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일반 소비자들은 저가의 실속형 제품을 구입하고 있지만, 고소득층 사이에서는 여전히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소비에서도 고소득층 비중은 꾸준히 높아지는 반면 저소득층은 점점 낮아지는 것도 특징이다.

실제로 올해는 경기침체라는 말이 무색하게 100만원이 넘는 한우·와인 등 고가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주요 백화점이 추석 선물세트를 판매한 지 3~4일 만에 100만원대 상품 대부분은 50% 이상 팔려 나갔다. 

일부에서는 수천만원대의 초고가 선물까지 등장하고 있다. 롯데호텔은 올해 최고급 빈티지 와인 ‘샤또 무똥 로칠드 1945년산(1병 한정)’을 580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 와인은 1945년산으로 역사적 가치가 높고 재고가 흔치 않은 희귀품이다.

인터컨티넨탈호텔은 총주방장이나 수석 소믈리에가 엄선한 선물세트로 고급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총지배인이나 총주방장, 각 업장의 수석셰프가 상품을 선택해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치즈, 잼 등을 묶은 햄퍼와 한우·LA갈비 세트 등을 25만~95만원대에 내놨다.

옥션에서도 최근 안마의자의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20% 증가했다. 전신 마사지용 100만원대 고가 안마의자가 추석을 맞아 효도선물로 인기다. 골프채 세트도 35% 증가했다.

초고가와 저가 선물세트 시장은 해마다 커지고 있지만 5~10만원 대의 중가 시장은 급격하게 축소되고 있다. 

최근 CJ제일제당이 30~40대 소비자 2088명을 대상으로 올해 추석선물과 관련해 설문조사 한 결과, 전체 응답자 가운데 1394명(66.8%)이 추석 선물 비용을 ‘1만~4만원 대’로 생각하고 있었다. 

예년에는 ‘2만~5만원대’ 가격의 선물에 편중됐다. 하지만 올해는 ‘1만~4만원대’ 선물을 선호하는 등 불경기로 인해 구매 예상 가격대가 하향 조정되는 특징을 보였다.

실제로 올해는 1만원대 저가 생활용품세트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최근 2주간 옥션에서는 ‘롯데 엔네이처 로스팜 원주1호’(1만7900원), ‘광천 구이김 선물세트’(5900원), ‘청정원 행복7호’(1만5900원) 등 2만원 이하 저가 상품들이 ‘베스트 셀러’에 올랐다.

이와 관련, 유통업계 관계자는 "10개 중 9개는 실속형 저가이고 1개는 초고가 선물"이라며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중간 가격대의 선물세트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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