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단식 7일째, 3자 협의체 구성 ‘약일까 독일까’…세월호 유가족 집회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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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2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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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지방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21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 농성장에 비가 들이치고 있다. 기상청은 22일까지 중부와 경북지방에 돌풍과 벼락을 동반한 국지성 호우가 쏟아지면서 최대 120mm의 큰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25일로 일주일째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 등 유가족들이 서울 집회 등을 통해 잇따라 동조 농성에 나서면서 제1야당이 중대 기로에 직면했다.

새정치연합 내부가 세월호 특별법 재재협상을 촉구하는 강경파와 앞서 합의한 재협상안을 추진하려는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 등으로 나뉘면서 정국이 안갯속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둘러싼 교착 정국에서 청와대·여당과 범야권의 핑퐁게임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제1야당의 내부가 사분오열하자 정국 경색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서울대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 민주동문회 등이 이날 오후 3시 서울대 정문에서 광화문까지 도보 행진을 벌이는 등 세월호 집회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어 이번 주가 세월호 정국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세월호 특별법 재재협상을 이끌고 있는 문 의원은 전날(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의 단식은) 유민아빠 김영오 씨의 단식을 말리기 위한 일”이라며 “세월호 특별법은 목숨을 구하는 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상황이 계속 되어서는 안 된다. 국가의 도리가 아니다. 만에 하나 더 큰 불행이 일어나기라도 하면 그야말로 큰일”이라며 “대통령부터 나서서 단식을 만류하고 유족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박근혜 대통령의 직접 등판을 촉구했다.

또한 “세월호 특별법은 참사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다시는 그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자는 전 국민적 합의”라며 “여야 간의 문제도 정쟁의 대상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문 의원은 과거 진상조사위원회 한계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지금까지 있었던 특별조사 기구들이 진실규명에 한계가 많았고, 특검도 번번이 진실규명에 실패해 왔다는 경험의 반성 위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이 나서야 이 문제를 풀 수 있다.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며 “다시 한 번 유족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어루만져 주시기 바란다. 국회의 무능을 방패삼아 대통령의 의무와 약속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도 같은 날 오후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이 우리의 얘기를 들어줄 때까지 농성을 지속할 것”이라며 “눈물 흘리며 가족들과 국민들의 바람대로 철저한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약속했던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가세했다.

◆문재인 단식, 이노근 “헌법 존중해야” VS 정청래 “국민의 힘이 더 강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사진=문재인 의원실 ]


일각에선 문 의원을 비롯해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 대학생 등이 세월호 특별법 재재협상을 위한 단식 농성에 돌입한 만큼 세월호 정국의 키를 쥐고 있는 집권여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교착 국면의 지속으로 민생 법안 처리가 불투명할수록 박근혜 정부와 집권여당에 부담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이날 세월호 유가족들과 면담을 하겠다고 공언,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린다. 그는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유가족 대표들로부터 어제 만나겠다는 연락이 왔다”며 “일정을 조정해 오후에 유가족을 뵙고 말씀을 듣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 의원의 단식 농성이 세월호 정국을 더욱 꼬이게 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범야권의 단식 농성은 여야의 ‘강 대 강’ 대결로 귀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문 의원을 향해 “원칙을 가지고 문제를 풀어가야지, 포퓰리즘적 접근은 위험한 사고라고 생각한다”며 “우선적으로 헌법적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고 일침을 놨다.

이 의원은 “지금 문 의원이 동조단식을 하고 있지 않나. 변호사이고 법을 잘 아는 분인데 수사권, 기소권을 주장하는 그 사람들에 동조해서 단식을 하느냐”며 “그런 거는 안 되는 거죠”라고 비판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정청래 의원은 같은 프로에 출연해 “문 의원도 ‘단식이 옳은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을 살려야 되고 또 단식을 중단해야 유민 아빠의 생명이 이어질 수 있는 것 아니냐. (문 의원 단식은) 그러한 심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 의원은 “국민들이 제도권에 맡겨놨더니 해결 실마리가 없다고 생각하시는 거 아닌가. 그렇다면 제도권 밖에서 국민의 힘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되지 않겠는가”라며 “정권의 힘보다 국민의 힘이 더 강하고 세다고 생각한다. 이번 기회에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서 잘못하고 있는 여야를 준엄하게 꾸짖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1차 국정감사와 민생 법안 처리 여부는 물론 박 위원장의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 역할 분담 등에 대해 논의한다. 일부 강경파 의원들이 박 위원장의 거취 문제를 공식 거론할 경우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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