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경찰, 유병언 수사 처음부터 끝까지 '불협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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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2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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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후 그 중심에 있던 유병언(73·청해진해운 회장) 전 세모그룹 회장을 검거하기 시작할 때부터 삐걱거리며 논란을 일으킨 검찰과 경찰의 불협화음이 지난달 12일 순천의 한 매실밭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병언 씨라는 사실로 밝혀지면서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SNS 사진 캡처]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후 그 중심에 있던 유병언(73·청해진해운 회장) 전 세모그룹 회장을 검거하기 시작할 때부터 삐걱거리며 논란을 일으킨 검찰과 경찰의 불협화음이 지난달 12일 순천의 한 매실밭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병언 씨라는 사실로 밝혀지면서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24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경찰이 인천지검과 유병언 씨 검거 활동을 조율하기 위해 인천지방경찰청에 설치한 '경찰 총괄 TF' 관계자는 23일 오전 유병언 씨가 들고 다닌 것으로 알려진 돈 가방과 관련한 수사 상황을 공유해 줄 것을 검찰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병언 씨가 변사체로 발견된 사실은 드러났지만 유병언 씨가 들고 다닌 것으로 알려진 돈 가방의 행방이 묘연해 타살 의혹이 제기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찰은 이미 지난달 27일 유병언 씨가 은신하고 있던 송치재 별장을 수색, 돈이 담긴 여행용 가방 2개를 발견해 놓은 상태였다. 이때도 검찰은 경찰 관계자에게 "모르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그날 오후 검찰은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송치재 별장에서 유병언 씨를 놓친 사실을 털어놓고 돈 가방 존재도 공개했다.

이 같은 검찰의 행동에 경찰은 미심쩍어하는 눈치다. 유병언 씨의 도주 상황과 사망원인 등을 수사하기 위해 순천경찰서에 만들어진 경찰 수사본부는 그날 오전 송치재 별장을 수색하려고 검찰에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다.

동시에 경찰은 별장에서 유병언 씨를 수행하다 구속된 신모(33·여) 씨 등에 대한 조사를 하겠다고 검찰에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검찰에 송치재 별장 비밀방의 존재를 알려준 인물이다.

이 때문에 경찰이 별장을 수색하고 신씨 등을 조사하면 그동안 숨겨온 비밀방의 정체가 경찰을 통해 공개될 것을 우려, 검찰이 부랴부랴 언론에 먼저 자복을 한 것이 아니냐는 강한 의혹이 일고 있다.

실제로 검찰이 겉으로는 경찰과 유병언 씨 검거를 위해 공조 수사를 한다고 했지만 오히려 철저히 경찰에 정보를 숨겨왔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된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검찰이 5월 25일 송치재 별장을 급습할 당시에도 경찰은 철저히 소외되고 검찰 수사관들만 별장을 수색했다.

한 경찰관은 "수색에서는 검찰보다 경찰이 훨씬 전문성이 있지만 별장 수색에 전혀 참여하지 못했다"며 "건물을 수색할 때는 천장과 벽 등을 두드려보는 것은 기본 사항인데 검찰 수사관들이 이런 것을 잘 알고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유병언 씨 일가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 직후부터 계속 "검찰이 고급 정보는 주지 않고 검문검색 등에 부려 먹기만 한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경찰도 할 말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유병언 씨로 밝혀진 변사체를 지난달 12일 발견하고도 초동수사를 소홀히 해 단순 변사 사건으로 처리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검찰도 변사체와 관련한 정보를 제대로 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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