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개발은행 설립 가시권, IMF체제 흔들리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4-07-15 14:0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브릭스정상회담 참가를 위해 14일(현지시간) 브라질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신화사]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미국 주도의 전세계 금융질서를 뒤흔들 수 있는 새로운 국제금융체제의 설립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5개국가 정상들은 15~16일 브라질 북동부 포르탈레자에서 만나 제6차 브릭스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신 개발은행’(New Development BankㆍNDB)으로 명명된 새로운 국제개발은행을 2016년 출범시키는 내용의 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다.

정상회담에는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이 모두 참석한다. 브릭스 5개국은 100억달러씩 출자해 모두 500억달러의 초기 자본금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앞으로 7년 안에 자본금을 1000억달러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내년 말까지 설립 절차를 마무리하고 오는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개발은행에는 브릭스 회원국 외에 다른 나라도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5개 회원국이 5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해 운영의 주도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이 은행의 본부가 어디에 세워질 지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상하이(上海), 모스크바, 뉴델리, 요하네스버그 가운데 한 곳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15일 로이터통신은 은행 본부가 상하이에 세월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중국의 부상을 우려해 지금까지 중국에 본부를 두는 것에 우려를 표명해온 인도가 입장을 바꿨고 러시아는 상하이에 본부를 두는 것에 찬성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브라질 역시 초대 총재를 브라질 사람으로 하는 조건으로 상하이 설립을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브릭스는 개발은행 설립 외에 1000억달러 규모의 위기기금도 조성한다. 브릭스는 지난 2012년 남아공 정상회의에서 금융위기 등 유사시에 대비해 위기기금을 설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중국이 410억달러, 브라질 러시아 인도가 각각 180억달러를 내고 나머지 50억달러는 남아공이 분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브릭스가 조성키로 한 1000억달러의 위기기금은 아르헨티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 등 신흥국 경제위기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브릭스가 개발은행 설립과 위기기금 조성을 통해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역할을 일정 부분 대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 초 시진핑(習近平) 주석 방한 당시 중국이 한국에 제의한 AIIB에 이어 NDB 설립까지 가시권에 들어오자, 미국 내부에서도 브레튼우즈 체제 설립 이후 70년 가까이 유지된 미국 주도의 세계 금융질서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워싱턴의 마크 와이스브로트 경제분석가는 “미국에게는 전례가 없던 매우 중대한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킴 반데르 보르트 브뤼셀 자유대 교수는 “중국은 NDB 설립을 통해 브릭스 국가 내부의 신뢰 증진과 함께 국제사회에서의 지도적 지위 강화라는 전략적 효과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브루킹스연구소의 라틴아메리카 담당자인 해롤드 트린쿠나스는 “미국이 지배하는 IMF와 WB에 대한 반발로 브릭스가 자체의 금융기관들을 설립하려 한다”고 말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역시 NDB가 세력을 급속히 확장할 가능성을 인정했다. 포린폴리시는 이날 내놓은 분석자료에서 “IMF와 WB 등은 (외환 부족의) 곤경에 빠진 개도국에게 인권, 환경보호 및 금융시장 개방 등 지키기 어려운 가혹한 조건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이와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개혁, 우크라이나 사태 등도 정상회담 의제에 오른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브라질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해 지지의사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의 폐막 성명에 ‘유엔 동의없는 러시아에 대한 일방적인 제재에 반대하고 대화를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자’는 메시지가 포함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