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살아남은 학생도 통곡... "가슴이 너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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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2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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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대안산병원 "부상 정도는 경미, 정신 충격 문제"

안산 단원고 정문. 무사귀환을 바라는 쪽지와 꽃들만 늘어가고 있다. [사진=한병규 기자]


아주경제 한병규ㆍ이소현 기자(안산) = 세월호 침몰 7일째인 22일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입원 중인 생존학생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 학생들의 환자복엔 '2학년 0반 000' 이란 명찰이 달려있다. 

수색작업이 막바지로 접어들며 시신이 잇따라 들어오는 진도 팽목항엔 유가족들의 통곡소리가 가득하다. 안산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학생들의 표정도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부상은 대부분 치료가 됐지만 그들의 움직임엔 여전히 겁에 질린 흔적이 역력하다. 사고 당일을 되 뇌일 때마다 살아나는 악몽에 몸서리치기도 한단다. 일부 학생은 몸이 회복됐음에도 쉽게 가눌 수 없다는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병원 측은 "원래 사고 당시 부상 자체는 경미했기에 몸이 낫는 건 큰 문제가 아니지만 정신적 충격이 워낙 커서 당분간 정상 생활이 힘든 아이들이 있다"고 했다.

한 보호자는 자식이 살아 돌아온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 듯 했다. 연신 얼굴을 만져대며 바라봤고, 대화 내내 울먹이는 목소리를 냈다.

이날 안산 한 장례식장에선 사고 때 숨진 안산 단원고 학생 시신이 또 바뀐 것으로 확인돼 정부의 대책 부실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지난 21일 오전 1시 15분 안산 제일병원 장례식장으로 옮겨져 A군이라고 알려진 시신이 DNA검사 결과, 아닌 것으로 드러난 것.

시신이 바뀐 사실은 경기도교육청 장례절차 담당자가 22일 오전 10시께 DNA검사 결과 유족과 '불일치' 판정이 나온 사실을 확인하면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시신은 현재 '신원미상'으로 분류됐으며 당국은 유족을 다시 찾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DNA검사가 어디서 이뤄져 어떻게 통보됐는지 정확히 확인되지는 않는다"며 "시신은 목포로 운구되지 않고 그대로 안치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17일에는 박모양으로 알려진 시신이 이모양인 것으로 확인돼 시신이 목포에서 안산으로 옮겨진 시신이 다시 목포로 되돌아가는 일이 벌어졌다.

사고 이후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안산시, 안산시교육청 등이 구성한 합동대책본부는 사고상황을 제대로 파악조차하지 못하는데다 기관별 정보 공유도 제대로 하지 않아 제구실을 못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당국이 같은 실수를 번복하면서 시민들의 정부 위기대응 능력에 대한 불신도 고조되고 있다. 유족을 두번 울리는 일이라는 성토가 나오고 있다.

한 시민은 "실수로 보기에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경우가 이번 사고 때 너무 많다"면서 "시신이 바뀌었다는 건 유족 가슴에 대못을 두번 박는 일 아니겠는가"라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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