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시를 읽다(3)] 현대판 차마고도의 시작점, 쿤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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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3-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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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56개 소수민족중 절반 가량인 26개 소수민족이 살고 있는 ‘민족의 용광로’라 불리는 중국 윈난(雲南)성 성도 쿤밍(昆明).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 개최 이틀 전인 1일 이곳에서 예상치 못한 사상 최악의 테러가 발생했다. 쿤밍(昆明) 철도역에서 무차별 테러가 발생해 170여 명이 죽거나 다치는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중국 전역이 테러안전 지대가 아님이 확인됐다.
 

중국 윈난성 쿤밍시내 전경


실제로 윈난성의 관광휴양지인 쿤밍은 테러하고는 거리가 멀다. 쿤밍은 다른 말로 춘성(春城), 봄의 도시라 불린다. 연중 평균기온이 봄과 같고 끊임없이 꽃이 피어 사시사철 관광휴양을 즐기러 오는 중국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쿤밍은 차마고도(茶馬古道)를 찾기 위한 관광객들이 들르는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차마고도는 글자 그대로 차(茶)와 말을 교역하던 중국의 높고 험준한 옛길이다.

차마고도는 중국 서남부의 푸얼차와 티베트의 말을 교환하기 위해 만들고 넘나들었던 교역로로 티베트를 넘어 네팔ㆍ인도까지 이어지는 육상 무역로였다. 실크로드보다 먼저 생긴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교역로로 잘 알려져 있다. 한나라 이전인 기원전 시기에 형성되었고 당ㆍ송 시대를 거치면서 번성하였으며 이후 네팔, 인도, 유럽까지 연결됐다.

쿤밍은 중국 남서부의 다른 도시들을 뛰어넘는 세 가지 이점을 가지고 있다. 풍부한 천연 자원과 우수한 지역 소비 시장, 온화한 기후가 그것이다. 쿤밍은 중국에서 가장 큰 농산물, 광물, 수력 전기의 생산지 중 하나이자 성의 방대한 자원을 위한 주요 상업 중심지이다. 또한 구리, 납, 아연 등도 주로 채취되고 있을 정도로 천연자원 보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쿤밍은 중국 남서부 변경지역에 위치한 탓에 중국의 급속한 경제발전에서 소외돼왔다. 하지만 쿤밍시 자체적으로 대대적인 산업육성 프로젝트를 내세우며 새로운 중국 서남부의 경제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쿤밍시는 ‘8185 산업육성업그레이드 계획’을 실현해 2017년까지 16개 산업을 적극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8185란 2017년까지 유색/흑색 야금ㆍ건자재ㆍ화공ㆍ장비제조ㆍ건축ㆍ문화관광ㆍ비즈니스무역ㆍ석유제련 등 8개 산업생산액을 각각 1000억 위안까지, 담배ㆍ의약품ㆍ식품ㆍ에너지ㆍ정보ㆍ금융물류ㆍ농업 등 8개 산업생산액을 각각 500억 위안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말한다.

여기에 최근 동남아 지역의 부상과 함께 그 동안 중국 남서부 변경지역 도시 쿤밍은 동남아시아로 향하는 국제적인 상업 중심지로 새롭게 주목 받고있다. 쿤밍은 동남쪽으로 베트남ㆍ태국ㆍ라오스, 서남쪽으로 미얀마ㆍ인도와 인접하고 있는 관계로 이들 국가로 진출하는 교두보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최근엔 ‘현대판 차마고도’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중국 쿤밍(昆明)에서 미얀마에 이르는 송유관라인, 쿤밍과 태국ㆍ베트남ㆍ라오스의 다른 지역을 연결하는 몇 개의 도로와 고속도로가 바로 그것.

중국 쿤밍과 미얀마 서부 해안 구간인 800㎞ 송유관은 연간 최대 2200만t의 석유를 운송한다. 이 송유관은 말라카 해협과 남중국해를 통해 운반되던 아프리카와 중동의 석유를 중국으로 나르는 새로운 통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새 송유관은 석유를 운반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2주 정도 단축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쿤밍에서 태국, 베트남, 라오스까지 닿는 범아시아 고속철도망이 깔리면 중국은 고속철도로 동남아를 지나 인도양까지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지리적 이점 덕분에 쿤밍에는 화교자본도 대규모 투자되고 있다. 지난 1984년부터 현재까지 화교자본이 윈난성에 투자한 금액은 모두 79억 달러다. 이중 70%가 바로 쿤밍에 집중되고 있다. 쿤밍에는 글로벌 기업들도 속속 진출해있다. 현재 미국 알코아, 메트로, 네슬레, 베올리아앙비론느망, SK, 코카콜라, 바스프, 월마트등이 대표적이다.

쿤밍시 비즈니스무역도 나날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1760억 위안에 달했던 산업규모는 올해 2040억 위안, 2015년 2300억 위안까지 늘어나 2017년엔 3000억 위안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쿤밍시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관광산업도 빼놓을 수 없다. 청정도시로 유명한 쿤밍에는 최근 북방지역의 스모그를 피해 휴가를 오는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쿤밍시 관광업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20.91% 늘어난 515억8900만 위안에 달했다. 관광객 수도 전년 대비 19.34% 늘어난 5602만1900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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